대구 수성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성구를 대표하는 장소 중에 하나인 수성못.


하늘이 화창한 날 오후에 시간을 내어서 가을 풍경을 담아보려고 룰루랄라 카메라 가방 들고 다녀왔는데

마침 무슨 평생교육 뭐시기 축제를 시작하려는 듯 한쪽 광장에 천막을 치는 등 준비하는 사람들 손길이 분주하더라구요.


이런 어르신들끼리 모여 노는 것 말고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수성못 페스티발이라고 해서

불꽃도 터트리고 3개의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공연들, 벼룩시장과 창작등, 소망등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경험할 수 있는

나름 대규모의 축제가 있었는데 가본다 생각만 하다가 놓쳐서 아쉬워만 하고 있다가

하늘이 화창한 날 오후에 시간을 내서 수성못의 가을 풍경을 담아보려고 카메라 가방 둘러메고 잠깐 다녀왔습니다.


역시 사진은 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찍어야 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어요.

수성못에 딱히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닌데 그냥 커다란 호수가 있고 사람들이 있고 하니까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되네요

물론, 밤에는 알록달록한 조명과 레이저로 음악에 맞춰 물을 뿜는 대형 음악 분수와

수성랜드라는 작은 놀이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을 위한 곳. -_-;

영화에서나 보던 다 쓰러져 가는 놀이공원의 느낌인데 입장료까지 받는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ㅋ


수성못 주변에는 온갖 종류의 식당들이 큰 대로를 가운데 두고 늘어선 진풍경을 볼 수 있는 들안길이라는 대로가 있는데

식당이 너무 많다보니 '뭘 먹을까? 어느 식당을 가는 게 좋을까?'라며 오히려 고민이 더 되는 아이러니.

다만, 들안길의 식당들은 시내 한복판의 식당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가 꽤 많다는 점.

그리고 수성못 주변의 둘레길을 따라서도 각종 까페와 맛집으로 알려진 레스토랑, 식당들이 상당히 많아요.



대구에서 산책하기 좋은, 제일 만만한 곳을 꼽으라면 수성못

수성못을 따라 둥글게 조성된 둘레길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가 아닌 흙으로 된 길인데

사람들이 얼마나 걸어다녔는지 분명 흙길인데 도로의 콘크리트보다 단단하게 다져져 있어요.

비가와도 물이 스며들지 않고 밖으로 다 흘러내길 기세!

그러나 아무래도 흙길이다보니 바람이 불면 먼지가 폭풍처럼 일어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_-;





수성못의 가을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수크령

수크령이라는 이름을 모르고 '그냥 초대형 강아지풀이군..'이라며 무식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수성못에서 팻말을 보고 알았어요.

얼마 안 있으면 이름은 금세 잊어버리겠지만 수성못과 둘레길 사이에 빽빽하게 자라서 갈색빛으로 물든 수크령을 보니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더라구요.




가을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물빛과  바늘꽃

줄기가 가늘고 뾰족하게 솟아 있는 바늘꽃은 좀 끝물이긴 했지만 자란 규모가 수크령만큼 많더라구요. -_-;

일부러 심은 것 같긴한데 어쨌거나 흰색과 진한 분홍색이 물에 반사되는 햇빛과 함께 보니 참 예쁜 듯




중앙 무대(?) 난간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들

수성못의 제일 한가운데에 보면 분수대를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도록 선착장처럼 삐죽 튀어나온 무대같은 곳이 있는데

이곳 난간의 케이블에 슬슬 자물쇠가 걸어지고 있네요.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또는 영원한 사랑의 약속으로, 그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언젠가는 남산처럼 케이블에 자물쇠가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날이 오겠죠?

근데 막상 자물쇠가 모두 걸려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조금 흉물스럽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로 합니다.. -_-;






하늘과 넓은 호수, 산과 건물을 한 번에 보는 풍경

딱히 무언가 볼 것은 없는데 막상 수성못에 가면 산책하고 사람들 구경하고 풍경 구경하고 시간이 참 잘 가요. -_-;

봄이 되면 하얗게 만개하는 벚꽃 터널 구경하러 가게되고 여름에는 오리배나 아름다운 조명의 음악분수 구경하러 가게 되고

가을에는 파란 하늘과 단풍빛, 물빛 구경하러 가게되고.... 아, 겨울은 안 가게 됨. ㅋ

여튼, 계절마다 다른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최소한 계절마다 한 번은 꼭 발걸음을 남기게 됩니다.





대구에서 데이트하기 좋은 곳을 꼽으라면 빼놓을 수 없는 수성못

산책하기 좋은 둘레길과 멀지 않고 버스만 타도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유도 있지만 수성못은 참 깔끔하고 잘 정리된 인상이예요.

물론 세세하게 뜯어본다면야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_-;

둘레길 곳곳에 준비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서 보는 수성못의 전경은 상당히 멋있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즐비한 맛집들과 스타벅스, 파스쿠치, 엔제리너스 등과 같은 까페까제 모든 걸 한 방에 해결 가능한 곳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데이트 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물이 있는 곳에서 데이트를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니 특히, 남성분들은 썸녀가 있다면 수성못을 꼭 기억해두시는 게 좋겠죠~? 

오리배를 함께 탄다면 더욱 효과적.. :)








대구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 중에 하나인 수성못

수성못이 건물에 둘려싸여 있다보니 자연 풍경을 찍기엔 그렇지만 하늘이 파랄 때 전경을 찍으면 정말 멋있더라구요.

산을 등지고 아파트를 보면 마치 넓은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서 육지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도 나고..

벚꽃터널이라던가 벤치, 왕버들 등등 사진을 예쁘게 찍을 만한 포인트도 곳곳에 숨어 있다는 점!

분수가 뿜어져 나올 때 흩어지는 물방울을 배경으로 찍어도 참 멋있을 듯... 찍어보진 않았어요. -_-;






수성못의 봄을 담당하고 있는 벚꽃 터널

수성못의 봄을 담당하고 있는 벚꽃터널은 대구에서는 꽤 알려진 명소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가을이라서 볼품없어 보이지만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알록달록한 벚나무의 가을 단풍은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10월 10일이면 아직 가을 초반인데 벚꽃잎이 이렇게나 앙상하게 털렸을 줄은...








수성못을 축조한 일본인, 수성못 근처에 묻히다 - 미즈사키 린타로 묘

수성못의 오리배 선착장이 있는 곳에서 길을 건너 산길을 5분 정도만 오르면 수성못을 축조한 일본인의 묘를 볼 수 있는데

굳이 찾아갈 곳은 아니지만 워낙에 가까워서 잠깐 다녀왔습니다. :)

누군가가 꽃다발을 하나 남겨두었더라구요.






오리배의 검은 눈물

마스카라가 번진 거니?

그냥 슬픈데 웃겨서.. -_-;






새롭게 조성된 물 위의 산책로

예전에 한 번 수성못의 사방을 막아놓고 공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공사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길이예요.

물 위를 걷는 느낌으로 꼬불꼬불 만들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수성못 가운데 있는 섬을 배경으로 사진찍기가 좋아서 그런지

연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잡고 길을 잘 안 비켜주는 사태가... ㅋ


다리 주변으로 대파(?)같은 수생 식물들도 심어놨고 청둥오리랑 거위들이 유유자적 먹이을 내놓으라는 기세로 헤엄쳐 다니는데

길의 모양도 그렇고 물 위에 있다보니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





저녁무렵 수성못의 물빛과 청둥오리들

날도 슬슬 추워지는데 물에 반사되는 햇빛이 참 따스한 느낌.

오리 헤엄치는 거 스토킹 해서 괜히 사진에 담게 되더라구요.





수성못에서 가장 멋있었던 왕버들

수성못의 동쪽(?)에 보면 정말 커다란 왕버들이 한 그루 있는데 나무의 줄기가 화염이 하늘로 치솟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물쪽 방향으로 마치 터널처럼 길게 기울여진 굵은 가지와 줄기의 생동감은 실제로 보셔야만 그 느낌이 전해짐!

수성못에 가시면 웅장한 나무의 위엄을 꼭 한 번 보세요~




수성못의 대형 영상음악분수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야간에 음악과 알록달록한 조명과 함께 분수쇼를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물만 뿜어내는 게 아니라 워터 스크린을 만들어서 레이저나 프로젝터를 사용해서 화려한 영상도 함께 나온다는 거. :)

수성못 영상음악분수의 운영 시간은 아래 수성구청 홈페이지 링크를 참고하세요.

영상음악분수 운영 시간 : http://www.suseong.kr/educulture/page.htm?mnu_uid=1287











멋있진 않지만 은은하고 편안한 느낌이 나는 수성못의 저녁 하늘

단산지처럼 붉은 노을을 볼 수는 없었는데 물빛에 반사되는 저녁 하늘이 참 은은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더라구요.

산으로 넘어갈 때 빛나는 해도 나름 운치 있었기도 했고..

그러나 수성못은 노을을 보러 가는 곳은 아닌 듯. :)






특별한 게 없어서 좋은 수성못

특별히 무언가 작정하고 볼만한 건 없는 곳이지만

길을 따라 걸으면서 사람도 보고 산도 보고 물도 보고, 잠시동안 잊었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점이 개인적으로는 참 좋습니다.


사진찍기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고 맛집도 많고 까페도 많아서 데이트를 한 장소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성못

대구는 정말 갈 데가 없어서 웬만하면 다 가보셨겠지만 자주 가도 질리지 않는 곳 중에 한 곳이네요.

그러나 겨울에는.... 잠시 잊어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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