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꽤 유명한 도심 여행코스 중 근대로의 여행은 총 다섯 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동산 청라언덕에서 시작해서 계산성당, 약령시, 진골목으로 이어지는 2코스는 꽤 자주 구경가는 길인데

매번 같은 길을 가는 것도 조금 식상하고 시내 나온 김에 한 번 가보자는 생각에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에서 시작해서 성모당과 성유스티노 신학교를 지나 반월당으로 제 5코스인 남산 100년 향수길을 다녀왔습니다.


실제로 다녀온 건 10월 초순인데 이래저래 만족스럽지 못한 여행코스라 그런지 사진 찍은 걸 깜빡하고

뒤늦게 사진의 존재를 발견, 부랴부랴 편집하다가 까먹고.. 11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야 올린다는 점. ㅋ


대구 근대로의 여행 5코스, 남산 100년 향수길은 카톨릭을 종교로 가지신 분들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을 법한 여행이 될 거 같은 장소들로 구성이 되어 있더라구요.


대구 중구 근대로의 여행 관련 글

2014/07/30 - [여행지] - [대구/중구] 근대골목 투어 - 계산성당, 3.1 운동길, 청라언덕의 의료선교박물관

2014/07/30 - [여행지] - [대구/중구] 근대골목 투어 - 약령시, 이상화 서상돈 고택




개인적인 출입은 엄금, 샬트르성바오로 수녀원

버스에서 내려 좁은 동네 골목길 사이를 지나서 도착한 첫번째 장소는 샬트르성방로 수녀원이었습니다.

맞은 편에는 대구가톨릭대학 유스티노 캠퍼스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었는데 우선 수녀원을 둘러보자며 무심결에 들어갔지요.

건물에 대한 설명 안내판도 있고 그렇길래 정말 생각없이 걸어 들어갔는데 정원에서 일하시던 어떤 한 분이 제지를 하시더라구요.

'수녀원이니까 입구에 수녀님에게 허락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고 하시길래

수위실 같은 곳에 계시는 수녀님을 뵙고 '한 바퀴 둘러보면서 사진 몇 장 찍으러 왔다'고 말씀드리니까

이곳은 특성 상 남성 혼자서 들어갈 순 없고 대동할 수녀님을 한 분 불러드릴테니까 함께 둘러보하고 하시네요.


그리 긴 시간동안 볼 것도 아니고 그냥 소개차 사진 몇장 찍으러 왔기에 그것 때문에 수녀님 한 분의 시간을 뺏을 수 없어서

그냥 정중히 거절하고 입구에서 수녀원 외관 사진만 한 장 찍었어요. :)





위엄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카톨릭 성지, 성모당

수녀원에서 퇴짜(?)를 맞고 맞은 편의 대구가톨릭대학교 성유스티노 캠퍼스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2~3분 걸으면 바로 천주교의 성지인 성모당을 볼 수 있는데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없는 위엄과 고요함이 있네요.

조용하게 기도하시는 분들도 있고, 물끄럼히 성모당을 바라보는 환자분도 있었고...

초등학교 시절 교회 가는 것이 즐거워서 교회를 다닌 적이 있지만 지금은 종교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성모당에서 뿜어져 나오는 종교적인 위험과 고요함은... 뭔가 그냥 아무른 이유없이 신비스러웠어요.

'여긴 다른 세상이구나'라는 기분이 조금 들더라구요.


1911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1918

1911년 대구교구가 처음 생겼고 1918은 드망주 주교가 교구를 위해 하느님께 청한 세 가지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해이며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바친 허원에서'라는 의미의 문구가 건물에 담겨져 있습니다.









대구대교구청과 대구 가톨릭대학 유스티노 캠퍼스 탐방

성모당을 지나 안쪽으로 걸어오니 대가대라 불리는 대구 가톨릭대학교의 유스티노 캠퍼스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 알록달록 물든 나무들과 오래된 대학교 건물들이 과거를 보는 듯...

요즘의 깔끔하고 모던하고 현대의 미적 감각으로 꾸며진 대학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네요.
















꾸르실료 교육관

파란하늘과 작은 운동장을 끼고 있는 꾸르실료 교육관의 건물 생김새가 그냥 멋있게 보이더라구요.

이곳 운동장과 이 부근에 있는 까리타스 찻집, 요 근처에서는 무슨 카톨릭 관련 행사들이 자주 진행되는 듯.




순교자들이 잠들어 있는 성직자묘역

1911년 이래 활동하다 선종한 70여명의 성직자들이 묻혀 있는 성직자 묘역에는 이유 모를 숙연함과 슬픔이 조금 묻어있네요.

묘역 끝 십자가 맞은 편에서 성경을 펴고 조용히 기도하는 아주머니에게 폐가 될까 얼른 발걸음을 돌려서 나왔습니다.





제대로 못 보고 돌아온 성 유스티노 신학교

원래 성당과 신학교를 구경하고 나와야 캠퍼스를 모두 본 건데.. -_-;

김대건 동상 뒤에서만 한 컷 찍고 생각없이 그냥 바깥으로 걸어나와버리는 실수를.. ㅋ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관덕정 순교기념관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 캠퍼스를 나와서 힘들게 힘들게 찾아간 관덕정 순교기념관.

전시실은 불도 다 꺼져있고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지 않아서 그냥 보는둥 마는둥 물만 먹고 왔어요. -_-;




근대로의 여행 코스는 역시 계산성당 코스가 그나마 제일 괜찮은 듯

5코스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면서 느낀 거지만...

근대로의 여행 코스 중에는 2코스가 구경할 것도 많고 볼거리도 있는 코스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청라언덕의 각종 박물관과 건물들..



3.1 만세운동길과 제일교회

3.1 만세운동길, 이곳은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네요.

부디 새롭게 단장한답시고 계단을 재포장하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길 바랄 뿐. -_-;




대구 근대로의 여행 다섯 코스 중 종교인이 아니면 가장 의미없고 재미없을 법한 5 코스

5코스는 철저하게 카톨릭 성지와 카톨릭 관련 장소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남산 100년 향수길이라는 이름보다는 대구의 카톨릭 관련 역사를 둘러보는 그런 길인 듯.

물론 성모당의 위엄과 유스티노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지만 일반 사람에게 "꼭 가보라고 권할 만한가?"라는 질문에는

대구에 워낙 갈 곳이 없어서 가는 곳일 뿐이라고 대답이 나오겠습니다... -_-;

다른 곳을 다~~~ 둘러보고 정말 갈 곳이 없을 때 한 번 둘러볼 만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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