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산격동, 대동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 산격시장 부산어묵.


사실 어묵은 대부분 공장에서 구입하는 완성된 제품이다보니 길에서 사먹든 전문점에서 사먹든

수제 어묵이 아닌 이상 대부분 그 놈이 그 놈인데 가끔 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집에 왔다갔다 하는 길에 보면 낮이든 밤이든 손님들이 발길이 상당히 잦아서 눈여겨 보던 곳이죠.


며칠 전 부드럽고 촉촉한 만두가 인상깊었던 덕보만두가 바로 옆에 있기도 하고..

2015/08/20 - [맛집/대구] - [대구/산격동 맛집] 덕보만두 -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찐교스와 꾼만두


바로 옆에 위치하다보니 부산어묵에서 떡볶이나 어묵을 사가지고 덕보만두에서 만두와 함께 드시는 분들도 꽤 있는 듯.


딱히 뭔가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흔히 볼 수 있는 그냥 동네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묵집인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분명히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던 와중

주문을 하면서 현수막을 살펴보니 시간이 꽤 오래되긴 했지만 과거 2011년 쯤 생생정보통이라는 방송에 한 번 소개된 적이 있나봐요. ㅋ


여튼, 점심도 해결해야겠다 맛도 궁금하겠다 떡볶이 1인분(2500원), 어묵 1인분(2500원), 순대 1인분(2500원)을 주문했는데

요즘 분식점에서 주는 1인분의 양이 1인분에 훨씬 못미치기에 기대를 안했는데 헐.. 그릇에 담아주는 양이 푸짐합니다.

역시~ 시장통의 매력이죠.



강한 고추장 맛, 추억의 부산어묵 고추장 떡볶이

보통 시장 떡볶이는 어묵 국물을 육수(?)로 쓰기에 굉장히 짭짤한 자극적이고 익숙한 MSG맛이 나는 게 보통인데

부산어묵의 떡볶이는 고추장 향이 엄청 강했습니다. ㅋ


마치 생고추장을 물에 살짝 풀어 먹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왜.. 그 고추장 특유의 매콤하고 그런 향과 맛 있잖아요?

이게 장점이라면 굉장히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상태에서 같이 포장해온 어묵 국물을

좀 더 투하해가지고 고추장 향을 좀 옅게 하니까 예전 학교 앞에서 먹던 떡볶이 그 맛이 나네요.


오랜만에 느끼는 추억의 맛.

대체 집에서는 왜 이런 맛을 낼 수가 없는 건지.. -_-; 


떡은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해서 저는 식감이 좋네요.



푹 익어서 부드러운 어묵과 짭짤한 국물, 쫀득쫀득한 물떡이 별미

어묵을 주문하면 그냥 어묵과 국물만 담아주는 게 보통인데 부산어묵에서는 부산의 '물떡'처럼

떡볶이 떡을 어묵국물에 익힌 것을 상당히 많이 퍼담아 주시더라구요.

어묵만도 양이 충분한데 떡까지 있으니 어묵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상당히 푸짐합니다.


어묵국물에 익힌 떡볶이 떡...

부산에서는 굵은 쌀 가래떡을 꼬치에 끼워서 '물떡'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데 그거랑 맛 자체는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떡볶이에 들어있는 가늘고 긴 떡이다보니 속까지 잘 익어있고 쫀득쫀득한 젤리를 먹는 느낌.


물론, 겉이 많이 풀어져서 살짝 물컹거리는 것들도 몇 개 있긴 했지만 어묵국물에 익힌 떡볶이 떡..

이거 생각 외로 되게 잘 어울려요.



따끈따끈하고 비린내가 강하지 않은 순대

순대야 뭐.. 시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된 순대를 그냥 잘 익혀서 적당히 잘라 파는 거겠지만

심한 잡내없는 부드러운 순대랑 여러가지 내장들도 이것 푸짐하게 넣어주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간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보통 간을 잘못 삶거나 오래된 간을 쓰면 떫고 쓰고 정말 텁텁한 음식물 쓰레기 같은 맛이 나거든요~

근데 부산어묵의 간은 겉이 조금 마르긴 했지만 비린내 없이 고소하고 부드러웠어요. -_-乃 이정도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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