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대학교 북문 근처 산격 3동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 밥하는 남자 3호점 한식당.

이전에 밥하는 남자 본점에서 먹은 날치알 크림우동과 카레카츠의 맛이 너무 인상깊어서

거기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확인사살(?)을 하려고 도전해보았어요.

2014/08/14 - [맛집] - [대구/경북대] 밥하는 남자 - 매콤한 날치알 크림 우동과 카레카츠

가게 내부는 테이블이 몇 개 준비되지 않고 차분하고 모던한 까페 같은 분위기라 괜찮았고

주방이 오픈된 방식이다보니 그냥 음식준비 하느라 바쁜 주방장 분과 알바생들 관찰하는 재미도 있네요.


밥하는 남자 본점은 일식을 기본으로 해서 변형된 퓨전 일식을 주로 맛볼 수 있는데 반해

한식당은 김치찜, 두루치기 두 가지 메뉴에 집중하는 한식 전문 식당이더라구요.

선택 장애지만 이곳에서는 메뉴 선택에 전혀 고민할 필요 없이 김치찜과 두루치기를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달달하고 참치 김치찌개의 맛이 나는 밥하는 남자 한식집의 김치찜, 한옥집과 비교를 한다면...

일단, 밥하는 남자 한식당의 그릇과 접시들이 옹기, 뚝배기 느낌이 나는 토기류라서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릇이 맛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듯' 눈으로 보는 맛은 참 괜찮기에 기대가 되더라구요.
밥하는 남자의 김치찜은 달달하고 참치 김치찌개의 느낌이 나는 맛이 특징이었어요.
고기도 가위로 자를 때는 질긴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입에 넣고 씹을 때는 부드러운 편이었는데
한 덩이의 고기의 양은 좀 적다고 느껴지네요.
김치의 식감은 부드럽게 꿀떡꿀떡 잘 넘어갈 정도로 푹 익어서 괜찮았어요.

그러나 대구에 '한옥집'이라는 걸출한 김치찜 맛집이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김치찜 먹으러 어디 갈래?'라고 굳이 묻는다면 한옥집으로 가겠습니다.

고기의 양도 그렇고 부드러움도 그렇고, 김치의 맛과 식감도 그렇고 한옥집이라는 아성을 넘기에는 좀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고
달달한 맛은 요즘 20대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옥집의 김치찜이 좀 더 잘 맞는 거 같아요.
(혹자는 초딩입맛에 잘 맞는 맛이라고... -_-;)


북성로 불고기의 불맛에 데리야끼 소스를 끼얹나? 함께 먹는 깻잎은 탁월한 선택

밥하는 남자 한식당의 두루치기는 콩나물, 깻잎과 돼지두루치기가 함께 나오는데 따로 먹는 게 아니라
함께 섞어서 잘 비벼드시면 됩니다.
간혹 저걸 반찬으로 착각해서 따로 드는 분들이 있을까봐 말씀드리지만 생 깻잎을 반찬으로 먹지는 않죠. -_-;

두루치기의 맛은 북성로 불고기처럼 불맛이 나는데 거기에 달달한 맛의 간장소스(데리야끼 소스)가 첨가된 느낌이었어요.
고기는 대부분 살코기였는데 사실 맛이 달달하다가 보니 길거리에서 파는 꼬치 생각도 나고..
달달한 맛의 특징은 먹다보면 쉽게 질리게 된다는 건데 콩나물과 깻잎을 함께 넣은 건 나름대로 탁월한 선택인 듯.

깻잎의 독특한 향이 두루치기를 맛있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나중에 집에서 두루치기를 만들게 된다면 저도 따로 깻잎을 한 번 넣어볼 예정.


둘 중에 굳이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두루치기

밥은 흑미밥이었고 함께 곁들여 먹는 반찬은 간장으로 절인 양파? 무? 여튼, 절임 종류와 샐러드였는데
샐러드의 채소가 싱싱하긴 했지만 소스가 딱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고 간장에 절인 반찬은 괜춘한 듯.
김치찜과 두루치기가 달면서 짜기 때문에 밍밍한 맛의 콩나물국은 입가심 하기엔 아주 좋았어요, 콩나물 비린내도 나지 않고..

밥하는 남자 한식당의 김치찜과 두루치기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두루치기를 선택하겠어요. :)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김치전에는 김치가 좀 적은 편

음식이 나오기 전에 제공되는 김치전은 김치가 좀 적은 듯.
애피타이저에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고 그저 김치가 좀 더 많이 들어간 김치전이 먹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


전통 한식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스럽지만 퓨전 한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특징있는 맛

전체적으로 단 맛이 강하게 느껴진 밥하는 남자의 두 메뉴였어요.

두루치기가 단순히 고추장으로 볶은 게 아니라 일본식 데리야끼 느낌이 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전통 한식은 아닌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전통 한식'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스럽지만 '퓨전 한식'으로 본다면 나름 괜찮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김치찜을 먹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냥 한옥집으로 가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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