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칠성점과 경명여고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대동김밥.


작년 봄 경에 김밥을 주문하면 할머니 한 분이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아서 김밥을 말고 굵고 두툼하게 썰어주는 모습이

마치 엄마가 싸주시는 듯한 김밥이라고 한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김밥 집이예요.

2013/03/27 - [맛집] - [대구] 대동김밥 - 정성이 듬뿍 담긴 엄마 김밥


주말에 어디 놀러갈 때나, 아니면 그냥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는 항상 1순위로 떠오르는 대동김밥.

그런데 게으른 탓인지 생각만 하고 자주 가지는 못했더니 얼마 전부터는 가게를 닫고 공사를 시작하더라고요.

설마 없어지나 싶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걸어가다 보니 간판도 새로 달고 내부도 깔끔하게 고쳐서 다시 오픈했네요.


가게 분위기가 이전과는 너무 달라서 '설마 다른 사람이 인수하고 대동김밥이라는 이름만 빌린 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김밥도 먹고 싶고 옛날이랑 어떻게 달라졌나 한 번 가보자는 생각에 대동김밥 출동!


대동김밥 맛의 특징은 그대로 유지, 그치만 옛날보다 뭔가 모르게 사라진 푸짐함

새롭게 단장한 대동김밥에는 주인이 할머니에서 조금 젊어진(?) 아주머니로 바뀌셨는데 아주머니 뿐만 아니라

아드님과 따님으로 보이는 젊은 선남선녀들이 일을 도와드리고 있더라구요.

방문했을 때 마침 대량 주문이 들어왔는지 열심히 김밥을 말고 있는 중이라 바빠 보였습니다.


옛날 대동김밥의 할머니가 말아주시던 김밥에는 단무지, 부추, 당근, 우엉, 햄 등 굵직한 속재료들과 깻가루가 특징이었죠.

투박하지만 깻가루 때문에 김밥이 참 고소했는데 새로 바뀐 대동김밥 또한 고소한 깻가루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서

맛은 과거와 크게 변함없이 고소하고 비슷한 느낌, 그리고 가격도 그대로 한 줄에 1500원.


그렇지만 속재료들들이 조금씩 줄어들어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옛날에 비해 푸짐한 느낌은 좀 적어졌어요.

옛날 사진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비교가 되는 듯.

김밥 한 조각을 넣으면 입이 터질 듯한 그 느낌이 사라졌어요. ㅜ_ㅜ


그래도 김밥천국, 김밥 파는 사람들 등의 즉석김밥에 비하면 대동김밥은 훨씬 두툼하고 굵은 김밥이라는 점!




크림 떡볶이, 쌀 떡볶이, 매운 김밥, 커피 등  새로운 메뉴의 추가! 맵고 독특하지만 톡특함 이외에는 매력이 없는 떡볶이

옛날 할머니가 대동김밥을 하실 땐 오직 김밥과 곁들여 먹는 국물 외에는 메뉴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새롭게 단장하고 아주머니로 바뀐 뒤에는 크림 떡볶이, 쌀 떡볶이와 커피, 음료 등 다양한 메뉴가 추가되었네요.


맛도 볼겸 김밥과 함께 먹으려고 쌀떡볶이도 주문을 했는데 궁전 떡볶이와 같은 카레가 들어간 국물 떡볶이도 아니고

시장이나 문방구에서 먹던 고추장만으로 맛을 낸 떡볶이도 아니고 그 중간쯤의 느낌을 가진 소스의 떡볶이였어요.


소스에 뿌려진 건 허브인 거 같고 쌀떡은 굉장히 쫀득하고 괜찮았는데 소스가 너무 생소한 맛이라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일단은 되게 칼칼하고 맵고 얼큰한 스타일인데 짜지는 않았어요. -_-;

떡볶이 자체를 맛있다고 하기엔 좀 모자라고 맛없다고 하기엔 그 매콤함과 칼칼함이 꽤 괜찮아서

김밥과 함께 먹기엔 꽤 잘 어울렸지만 '독특한 맛' 이외에는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는 점.


하지만 분명히 한 번은 생각이 날 만한 맛인 듯!

가격은 3천원이었는데 양이 그리 많지 않은 떡볶이와 김밥을 비교하자면 음, 굵고 두툼한 김밥 두 줄이 3천원인데...

떡볶이를 먹는 것보다는 김밥 두 줄을 추가로 먹는 게 가격대비 만족감이 훨씬 높을 거 같아요. -_-;



까페처럼 깔끔해진 내부 인테리어, 근데 옛날의 허름한 그 느낌이 그립다.

가게가 새롭게 단장을 한 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나무판자로 된 내부 인테리어가 정말 깔끔해보였어요.

테이블도 나무로 된 반짝반짝 새 테이블이었고 흡사 작은 카페 분위기로 바뀐 대동김밥이었는데

옛날 할머니가 하실 때 그 허름하고 옛날 느낌이 조금 더 정감있고 그리워지는 건...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겠죠?


지금도 충분히 괜찮고 오히려 처음 오는 분들에게는 이런 깔끔함이 거부감 없을 듯.



가게는 변했지만 김밥의 맛은 변하지 않아서 다행!

대동김밥, 가게의 내부도 변하고 속재료도 좀 줄어들고 주인도 다른 분으로 바뀌었지만 김밥 맛은 옛날이랑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맛있는 김밥을 맛볼 수 있다는 거, 참 다행이예요.
김밥 드시고 싶을 때 김밥천국이나 감파사 같은 곳에서 부실한 김밥 먹지 마시고 대동김밥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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