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의 중앙파출소, 약령시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 김밥의 최종 보스 김밥가게 반월당.

흔히 반월당 김밥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실제 상호는 저염식 김밥가게 반월당으로 나오더라구요.


시내는 동성로 축제 때문에 걸어다니는 게 아니라 사람의 물결에 휩쓸려 다닌다 표현하는 게 맞을 만큼

엄청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더라구요.

사실, 동성로 축제는 축제를 구경하는 게 아니라 사람구경을 하는 재미로 가는 거겠지만.. :)


여튼, 엄청난 인파를 뚫고 저녁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간 곳이 반월당 김밥.

이미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지만 일편단심 민들레인 저에게는 김밥은 오직 '대동김밥' 뿐이 었기에 쉽게 잘 안 가지더라구요.

다른 곳보다 김밥이 많이 비싸다고도 하고.. :)

2014/09/18 - [맛집] - [대구/칠성동] 대동김밥 - 깔끔하게 바뀐 가게, 여전히 맛있는 김밥


옛날에는 이 시간이 되면 모든 메뉴가 품절돼서 가게 문을 닫았을텐데 축제 기간이라 그런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주문을 하려고 안에 들어가보니 역시나 진미김밥과 모듬버섯김밥 등 몇몇 메뉴는 X 표시가 딱!

참치 김밥과 기본 김밥 격인 반월당 김밥을 주문하고 나니 참치 김밥에 X표시를 하시더라구요. (재수)



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의 비주얼, 반월당 김밥가게의 참치김밥

반월당 김밥은 기본적으로 김밥천국이나 김밥 파는 사람들과 같이 미리 싸두고 파는 즉석김밥이 아니라

주문 후 바로 만들어 주는 김밥 가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런 즉석김밥과는 레벨이 달라요. -_-;

그리고 김밥 안에 풍성하게 속을 채우고 있는 달걀과 채소는 한 입 넣으면 입이 터질만큼 두툼한 두께를 느낄 수 있어요.

이런 입이 터질 듯한 느낌 완전 사랑합니다. :)


저염식 김밥가게라는 슬로건 답게 반월당 김밥은 포함된 단무지도 그렇고 달걀도 그렇고 당근, 오이 등의 속재료가

짜게 절여진 것이 아니라 사각거리는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의 생채소에 가까운 상태였는데 이게 식감이 참 좋더라구요.

캔 참치의 짭짤함과 채소의 신선함이 잘 어울려서 '진짜 맛있네'라는 말이 나오네요.


그리고 특히 김밥 꼬다리!

풍성하게 채운 속재료 때문에 김밥 꼬다리는 마치 화려한 꽃의 수술을 보는 것처럼 비주얼이 참 예쁘더라구요.


단, 평소에 간이 많이 된 김밥을 드시던 분들은 밍밍하고 싱거운 김밥이라고 하실 가능성이 아주 농후할 듯.



속 재료가 터질 듯하게 들어가 있는 반월당 김밥

기본 김밥이라고 볼 수 있는 반월당 김밥은 참치김밥에서 그냥 참치가 빠지고 그 자리에 달걀과 우엉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우엉은 간장으로 졸인 듯하지만 전혀 짜지 않고 다른 채소들과 마찬가지로 사각거리는 그 느낌이 생채소 같은 느낌.


대구 김밥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인 대동김밥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반월당 김밥은 확실히 짠 맛이 없이 속 재료, 밥, 김 각각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짠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대동김밥도 짠 편은 아닌데 반월당 김밥 먹다가 대동김밥 먹으면 짜다고 느낄 정도.


김밥의 크기는 반월당 김밥이 좀 더 크고 과거의 대동김밥과 비슷한 정도..

속재료가 풍부한 건 알겠지만 대동김밥 가격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가격은 살짝 의아스럽기도 하네요. ^-^;



전혀 짜지 않고 선분홍 빛이 예쁜 반월당 김밥가게의 단무지

반월당 김밥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선분홍빛의 단무지!

단무지도 짠 맛이 거의 없는데 사각거리는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_-乃

특히 한지에 꽃분홍색을 물들인 것 같이 은은한 색깔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듯

단무지 때문에 김밥이 더 맛있어 보이는 지도 모르겠네요. :)



깔끔한 테이크 아웃 포장, 가격이 대동김밥의 거의 2배지만 괜찮아.

보통 김파사, 김밥천국의 경우 포장을 요청하면 먼지 범벅의 호일에 둘둘 말아주는 성의 없음에 감탄을 하게 되는데

반월당 김밥은 정말 깔끔한 종이팩에 메뉴별로 하나씩 먹기 좋게 세팅해서 포장을 해주시더라구요.

물론, 쓸데없이 과대포장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메뉴에 따라 개별포장하는 게 훨씬 먹기 좋고

성의 있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게다가 물까지 챙겨주는 센스!


다만, 기본 김밥의 경우 대동김밥의 거의 두 배라는 점이 아주 약간 의아스럽긴 한데 선택의 문제인 거 같아요.

저렴하고 배부르게 두 줄을 먹을 것이냐, 건강하게 적당한 양의 한 줄을 먹을 것이냐..


개인적으로 대구 김밥하면 여전히 대동김밥을 떠올리겠지만 때에 따라 반월당 김밥도 기꺼이 선택할 듯!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평소 짠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급적 다른 거 드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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