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복현동, 복현네거리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꼬부리 24시 전주콩나물국밥.


전주에 잠깐(?) 살면서 삼백집, 왱이집, 은행나무집, 현대옥 등 전주에서 내로라 하는 콩나물 국밥집을 한 번 이상은 가서 맛을 봤는데

콩나물에 오징어 조각이 조금(?) 들어간 스타일의 왱이집과 오징어 같은 거 없이 삼백초로 깔끔한 맛이 특징인 삼백집 중에

저는 삼백집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었어요. (삼백집은 좀 텁텁한 맛이 나서 영~ 정이 안 가더라는..)


현대옥 같은 경우는 타지역에서도 전주에서 먹은 것과 같이 꽤 깊은 맛의 콩나물 국밥을 먹을 수 있게

잘 프랜차이즈화 된 거 같아서 전주가 아닌 타지역에서도 꽤 인기 있는 맛집들로 소문이 많이 나있는데

꼬부리 24시 전주콩나물국밥은 검색해도 대구 한군데밖에 없는 소위 '듣보잡' 전주식 콩나물국밥집입니다.


그렇다보니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고 오로지 현대옥이나 다른 콩나물 국밥집 대비 한 그릇에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외에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쌀쌀한 날씨에 저녁을 해결할 만한 곳을 찾다가 눈에 띄어서 들어간 곳입니다. -_-;

이렇게 쓰고 보니 주인 분께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내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가, 기대 이상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 콩나물 비린내도 나지 않아! +_+

전주에서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을 드나들다가 타지의 듣보잡이나 이상한 콩나물 국밥집을 가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바로 콩나물 특유의 비린내가 나는지 나지 않는지 그 차이인데 꼬부리 콩나물국밥집은 콩나물 비린내가 없었다는 점..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뚝배기에 소담하게 담겨져 나오는데 뚝배기 그릇 크기가 묘하게 작다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기분 탓인가.. -_-;


여튼, 국물을 먹어보면 생각보다 되게 깔끔하고 시원한데 삼백집처럼 깊은 맛은 나지 않습니다만 가격대비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 짠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싱겁다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새우젓을 취향에 맞게 넣어드시면 될테고

국물에 매운 맛이 전~~혀 없어서 매콤한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매콤한 콩나물 국밥을 주문하시거나 잘게 썰어놓은 고추를

조금 첨가해서 입맛에 맞게 잘 조절하시면 될 듯. :)


밥을 먹으면 국을 좀 뒤적뒤적하다보니 오징어 조각들이 간혹 숟가락에 묻어나는 걸 보니까 전주의 왱이집이 생각나더라구요.

하지만 왱이집의 국물은 좀 탁한 느낌인데 여긴 국물이 맑아서 스타일로만 본다면 삼백집과 왱이집의 중간 정도인 듯.


그리고, 함께 주는 날달걀을 꼭 잘 풀어서 드세요.

달걀을 풀어야 꼬부리 콩나물 국밥이 완성됩니다. -_-;

그냥 먹으면 그냥 시원한 맨콩나물국이지만 달걀을 푸는 순간 고소하고 맛있는 콩나물 국밥이 완성된다는 거.



맛있는 깍두기와 오징어 젓갈 반찬, 그리고 밥은 셀프로 무한대 리필 가능!

워낙에 기대가 없었던 집이라 그런가 반찬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깍두기가 전혀 안 짠데 시원하고 아삭아삭 한 게 맛있고 오징어 젓갈도 전혀 잡맛이 나지 않고 맛있는 젓갈 그 자체.

게다가 눈치 안 보고 먹고 싶은 만큼 무한대로 퍼다 먹을 수도 있고 밥도 밥통에서 직접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먹을 수 있습니다. :)



가격 때문인지, 맛 때문인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꼬부리 24시 전주콩나물국밥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날달걀을 잘 풀어서 먹으니까 맛도 정말 좋았어요.

간도 짜지 않고 적당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새우젓이나 고추같은 걸로 조절할 수도 있었고...

여튼, 5천원이라는 미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게 요즘 참 쉽지 않은데 4천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뜨끈한 국밥을 먹을 수 있는데다

밥도 먹을만큼 무한리필이라니... 올~


아무래도 저렴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고, 24시간 운영하는 곳이다보니 혼자서 식사하는 분들도 많고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있고

대학생들도 오고 방문하는 층은 되게 다양한 편으로 보입니다.


경북대 근처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찾는다면 굳이 멀리 있는 곳 가지 않고 저렴하게 꼬부리에서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것도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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