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 현대백화점 뒷편 약전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맛양값.

간판에 정말 많은 글자들이 써있어서 '대체 이 집의 가게 이름은 뭘까?'라고 고민하게 만들었기도 한 곳이죠.

(가급적 간판의 모양은 좀 다듬는 게 좋겠지만...)


정성식당 동성로점과 바로 옆에 붙어있는데, 5천원짜리 손칼국수를 먹으면 스테이크를 준다는 간판 문구를 보면

'어? 5천원에 저게 가능하냐?'라며 나오는 음식들의 퀄리티를 궁금하게 만들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일단은 무작정 들어가서 손칼국수와 비빔냉면, 두 가지를 주문했어요.

평일 점심이나 저녁에는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할만큼 사람들이 많은데 재수좋게 비어있는 자리에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요금은 선불이기 때문에 주문하면서 바로 음식값을 지불해야 된다는 점.


기다리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는데 손칼국수나 비빔냉면이 나오기 전 스테이크를 먼저 주시네요.

스테이크 크기가... 헐~ 대박 -_-



크고 아름다..아니 두꺼운 함박 스테이크, 아니 떡갈비인가?

이게 진정 5천원짜리 손칼국수 시키면 나오는 스테이크란 말입니까!?

정말 상상이상으로 크고 두꺼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스테이크라고 해서 온전한 고깃덩어리의 스테이크를 기대했다고 하면 욕심이 과하겠죠?

맛양값에서 말하던 스테이크는 고기를 잘게 다져서 동그랗게 빚은 함박 스테이크였어요.

함박스테이크이긴한데 제가 알던 조금 푸석한 그런 함박 스테이크가 아니라 떡갈비처럼 굉장히 탄력있고 단단히 다져져있네요.


보통 이런 사이즈와 무게(300g)의 함박스테이크 하나만 해도 칼국수 한 그릇 값이 이상은 받는 게 보통인데

5천원짜리 손칼국수를 주문하면 함께 준다니...

스테이크가 나와봐야 얼마나 좋게 나오겠나 싶었지만 정말 상상 이상의 스테이크 크기와 양에 놀랐습니다.



풍부한 육즙과 폭신하고 쫄깃한 식감, 양 많고 맛있지만 끝맛이 조금 느끼한 감이...

맛양값의 스테이크는 정말 떡갈비처럼 쫄깃하게 잘 다져져 있어서 젓가락 같은 걸로 쉽게 잘라지진 않았습니다만

먹을 때는 굉장히 폭신하고 풍부한 육즙 때문에 부드러운 느낌까지 드네요.


다만, 기름이 조금 있고 소스가 달작지근한 간장 소스에다가 양이 워낙 많아서 마지막 조각을 먹을 땐 개인적으로 조금 느끼하더라구요

소스가 아주 약간 매콤하면 끝까지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주문한 메뉴가 비빔냉면과 손칼국수였는데 두 가지 중에서는 손칼국수가 스테이크와 더 잘 어울렸고

비빔냉면 말고 새콤한 육수가 있는 물냉면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을 듯.



매콤새콤한 비빔냉면, 면발이 조금 질기고 딱딱한 편

매콤한 걸 먹고 싶어서 선택한 비빔냉면, 양념 맛은 매콤하고 새콤한 게 괜찮았지만 면 대비 양념이 좀 많다는 게 단점인 듯

양념이 많은 걸 선호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양념을 좋아해요.


면발이 지금까지 먹어본 다른 냉면집들에 비해 굉장히 얇고 조금 딱딱하면서 질긴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면발 상태는 매일 삶는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가 아니라 참고 사항이라는 점.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니었는데 그냥 권하기도 애매하네요. ^^;



탱글탱글한 면발과 맑은 떡국 국물 맛이 나는 담백한 손칼국수 

맑은 국물에 김가루와 대파 때문인지 떡을 풀기 전의 떡국같이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이 특징이었고

칼국수 면발은 울퉁불퉁하게 생긴 것이 탱글탱글한 식감을 가지고 있네요.

국물 간이 강하지 않아서 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떡국맛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칼국수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완전히 떡국도 아니라서 정체성이 약간 애매~하긴 한데

스테이크와 함께 먹기엔 괜찮았어요. :)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맛양값, 칼국수는 괜찮은데 비빔냉면은 추천하기 좀 어렵긴 하다.. -_-;

담백한 국물과 우동도 아닌 것이, 칼국수도 아닌 독특한 면발의 손칼국수와 상상 이상의 크기와 두께로 놀란

떡갈비 스타일의 함박 스테이크는 가격대비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맛양값 간판의 '맛있고 양많고 값싸게의 줄임말'이라는 문구대로 5천원이라는 가격에 스테이크와 손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

그것도 시내 한복판에서 찾으라면 아마 여기 만한 곳을 찾을 수는 없을 거예요.


칼국수와 냉면으로 한정된 메뉴 때문에 매번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고 그냥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부담없이 가서 따끈한 칼국수와 스테이크로 정말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맛양값.

크고 두꺼운 스테이크 때문이라도 한 번은 가볼 만한 맛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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