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흔히 경북대 쪽문이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맛집 예전 손칼국수.


경대 쪽문은 제가 학교 다닐 때도, 그리고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끼니를 책임지던 곳이었는데

정말 저렴한 가격 대비 푸짐한 양이 최대의 장점이었어요.

2010년까지만 해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삼겹살구이 등등 밥 한 끼가 2500~3000원 밖에 안 했기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경대쪽문의 밥집 만한 곳이 없었죠.


쪽문에는 예나 지금이나 온갖 식당이 몰려있었지만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각종 까페와 분식집, 닭과 관련된 집들이 많아지고

밥집은 숫자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밥 한 끼에 4500원으로 거의 두 배가 올랐다는 거..

지금도 다른 음식점들에 비하면 저렴한 건 맞지만 예전처럼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은 이미 아니게 되어서 좀 씁쓸하네요.


여튼, 이곳에서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들 알고 있는 '예전 손칼국수'라는 식당이 있는데요

예전 손칼국수의 유가찹쌀수제비에는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



부드럽고 진한 들깨 미역국 스타일의 국물

예전 손칼국수의 유가찹쌀수제비는 미역국에 들깻가루를 푼 들깨 미역국 스타일의 국물인데 들깨의 향이 굉장히 진하고

부드러워서 목넘김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찹쌀 수제비, '어디서 많이 본 거 같다?' 싶었는데 '다전 칼국수'의 찹쌀수제비와 스타일이 동일하네요.

들깨 미역국에 동그란 수제비가 들어가 있는.

그래서 맛도 다전 칼국수와 느낌은 굉장히 비슷하지만 찹쌀수제비 하나만을 비교한다면 예전칼국수가 다전칼국수보다 나았습니다.

향도 진하고 뜰깻가루가 다전칼국수보다 더 부드러웠어요.


그리고 이곳도 간맞춤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짠 맛과 싱거운 맛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런 예술의 경지... 반찬이랑 함께 먹으면 절묘한 그런 느낌? 캬~

(맛은 그때그때 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만 하세요)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예전 손칼국수의 특허 등록된 유가찹쌀수제비

예전 손칼국수의 유가찹쌀수제비에는 특허가 등록이 되어 있는데 바로 이 동그란 찹쌀떡이 그 주인공!

그냥 둥글게 빚은 찹쌀수제비가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보이실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찹쌀 뭉치와는 다르게 이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찹쌀로 둥글게 빚은 떡을 국에 넣고 끓이면 보통은 이와 입천장에 엄청 달라붙어서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은데

유가찹쌀수제비에 들어있는 찹쌀떡은 희한하게 이에 잘 달라붙지 않아요. 정말 신기함! -_-

물론, 100% 안 붙는 건 아니고 조금씩 달라붙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찹쌀덕을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안 붙어요.


게다가 이 찹쌀떡의 식감이 참 부드러우면서 쫄깃한데 굉장히 매력적이예요.

처음 드시는 분은 비호감일 수도 있는 몰캉몰캉한 찹쌀 수제비의 식감은 먹다보면 점점 그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굳이 비슷한 설명을 한 번 드려보자면 타피오카와 유사한 느낌?



고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김치와 양파 절임

예전 손칼국수의 반찬은 가짓 수로 보면 초라해 보일 만큼 다양하지 않는데 수제비와 함께 준비되는 반찬은

그냥 매일 보고 매일 먹는 김치와 양파절임, 된장과 풋고추 몇 개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김치와 양파절임이 진짜 맛있어요. -_-;


특히 김치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정말~ 솜씨 좋은 어머니가 담근 그런 맛.

게다가 양파절임도 달작지근하고 부드럽게 아삭아삭 녹아내리는데 짜지도 않고 정말 맛있더라구요.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지만...

예전 손칼국수는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는데까지 시간이 다른 곳에 비해 꽤 오래 걸려요.


그래서 짧은 점심시간 동안 이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수가 있지만 전화로 도착하기 전에 미리 주문을 해주시는 센스를 발휘하세요.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기다려도 충분할 만한 곳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반지하에 위치한 식당 치곤 깔끔한 예전 손칼국수의 내부

식당이 반지하게 위치하고 있는데 내부가 다른 식당에 비해 좀 음침하고 어두운 감은 없지 않아 있어요.
그러나 반지하에 있는 것치고는 굉장히 넓고 깨끗한 바닥과 테이블 상태였다는 거.
게다가 한쪽 벽면에 그려진 화사한 꽃그림이 어두운 느낌을 좀 날려버리는 거 같았습니다.

쪽문 밥집들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준비 시간도 길고 위치도 찾아오기 힘들고
짧은 밥시간에 이용하기는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없는 곳은 아니라는 건 사실이예요.
그러다보니 다른 알려진 맛집만큼 줄서서 먹고 그런 식당은 아니지만 이런 집이야 말로 숨겨진 맛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찹쌀 수제비만큼은 다전칼국수처럼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그런 맛집 예전 손칼국수.
근처에 오실 일이 생기거나 따끈한 찹쌀수제비가 생각나신다면 예전 손칼국수의 유가찹쌀수제비 한 번 드셔보세요~ :)

들깨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충분히 맛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들깨 엄청 싫어했어요. :)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