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5일, 성밖숲을 들려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해결하고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에서 시간을 보내니 눈깜짝할 새에 저녁시간이 되네요.

마침 근처에 손칼국수, 수제비, 부추전, 호박전 등으로 유명한 '전나무식당'이라는 곳이 있어서
저녁을 해결하러 서둘러 갔어요.
사실, 야생화 식물원은 전나무식당을 가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는 것은 함정. -_-;
식물원에서 차로 약 10여분만 가면 길가에 식당이 여러곳 모인 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전나무식당입니다.

늦은 저녁 시간에 일반적으로 오기 힘든 가야한 중턱에 있는 허름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꽤 많았는데
단풍철과 같이 본격적으로 산을 많이 타는 시기에는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도착해서 자리를 잡자마자 칼국수와 수제비, 부추전을 시켰는데 계절 메뉴로 호박전도 판매한다고 하지만
아직 호박철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호박전은 안 하는 것인지 메뉴에서는 삭제가 되어 있네요.
일단 주문한 것 중 부추전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매운 고추가 들어가 있어서 매콤한 정도가 아니라 얼큰한 느낌까지 들게 하네요.
그런데 흔한 식당에서 보던 전과는 부추의 양 자체가 다릅니다, 밀가루보다 부추양이 훨씬 많은데다 얇고 쫀득한 느낌.
통깨가 들어간 양념장에 찍어먹으니 엄청 맛있네요.
게다가 지금 한창 제철인 부추라서 그런지 향도 좋고 맛도 좋고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전을 몽땅 다 해치워버렸... -_-;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은 주문할 때 덜 맵게 해달라고 별도로 요청을 하시면 됩니다.

전을 모두 먹을 때쯤 뒤이어서 대망의 칼국수와 수제비가 나오는데 칼국수의 경우 지금 먹어본 칼국수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짜거나 맵거나 등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걸쭉담백한 국물이 인상적이었어요.
손으로 직접 반죽하고 밀어서 만드는 칼국수 면과 수제비는 퍼지거나 풀어지지 않고 쫀득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네요.
부추가 꽤 많이 들어가 있는데 역시나 제철 부추라 그런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면서 식감을 더 좋게 만들어 주는 듯.
거기에다가 양도 정말 배가 터질만큼이나 많이 주는데 혹시나 칼국수와 수제비 같이 드시고 싶은 분은
주문하실 때 '칼제비'로 달라고 하시면 두 가지를 적당하게 섞어서 나오니까 참고하시길..

칼국수, 수제비, 부추전이 모두 그릇 당 3천원밖에 안 하는 놀라운 가격. -_-乃
부추전과 칼국수, 수제비를 토하기 일보직전까지 먹고도 만원이 안 되니까 지금까지는 뭔가 돈을 낭비한 것같은 느낌까지..
김밥천국 이런 즉석 김밥집에서는 허접한 라면 한 그릇을 3천원을 줘야 하는데 말이예요.

성주를 거쳐 가야산을 가신다면 전나무 식당은 꼭 한 번 들리세요.
물론, 그때그때 주인 아저씨나 식당 아주머니들의 컨디션에 따라 맛은 조금 달라질 수도.... -_-; 


전나무식당
주소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208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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