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대학교 북문, 돈가스의 변명 자리가 망(?)하고 생긴 은화수 식당.


두꺼운 고기와 나름 독특한 소스의 일본식 돈까스를 먹을 수 있었던 돈가스의 변명이 어느 순간 가게를 접고는

2~3주 내부 공사를 뚝딱뚝딱 하는 거 같더니 어느새 간판이 '은화수 식당'으로 변경이 되었네요.

은하수도 아니고 은화수 식당. -_-;


창문에 달려있는 철창도 그렇고 외부의 반짝이는 하이그로시 벽면과 내부의 요상한 색감을 가진 인테리어 등은

과거의 모습에 현대적인 아이디어를 더해서 어떤 부분은 촌스럽고 어떤 부분은 모던하고 뭔가 독특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은화수 식당의 주 메뉴는 카레와 카레에 얹을 수 있는 토핑,

그리고 경양식 돈까스를 기본으로 해서 맛에 변형을 준 듯한 몇 가지 돈까스 메뉴로 이루어져 있는데

야채고로케(1500원)를 추가한 양송이 카레(6000원)와 경양식 돈까스(5500원)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는데

오픈 기념으로 음료수 준다면서 우리 테이블만 빼고 다른 테이블은 다 주는 센스.



은화수 식당의 맵지 않고 진한 느낌의 양송이 카레와 고로켓 토핑

은화수 식당 경북대점의 양송이 카레는 걸쭉하고 진한 맛의 카레였는데 카레센터나 일반 백세카레처럼 매운 맛이 거의 나지 않고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맛이 나더라구요.

양송이 슬라이스도 굵직굵직하게 들어가 있었는데 갯수로 따진다면 양송이 버섯 한 개 정도의 양.


토핑인 야체 고로케는 약간 감자범벅에 빵가루를 입혀 노릇하게 튀겨낸 듯한데 잘라보면 단단하지 않고 흐물흐물한 스타일.

야채고로케라고는 하지만 감자고로케에 가까운 것 같았어요.


밥은 약간 고두밥 스타일로 윤기가 잘잘 흐르는 게 카레와 함께 먹기 딱 좋게 잘 지은 거 같아요. +_+

다만, 카레의 양이 밥과 함께 먹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점.

토핑 얹고 하면 카레 한 접시에 7~8천원이 훌쩍 뛰어넘는 가격은 조금 고민이 되는 점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배터지는 대루감자탕 한 그릇이 7천원인데 고로케 얹은 양송이 카레가 7500원이라면 고민이 되는 건 당연한 듯.



경양식 치고는 고기가 두꺼운 은화수 식당의 경양식 돈까스

경양식 돈까스하면 시내에 있는 신주쿠가 딱 떠오르는데 신주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두껍습니다.

2014/07/13 - [맛집] - [대구/중구] 신주쿠 -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와 탱글탱글한 모밀 소바

(신주쿠는 고기의 두께가 무슨 종잇장에 가까운 수준 ㅋ)


마카로니와 단무지, 양배추 샐러드를 접시에 함께 올려둔 것도 옛날에 먹던 돈까스 생각이 나는 듯.

두께감 있는 살코기로 된 돈까스도 잡내가 안 나고 괜찮았지만 보통 주문하면 바로 튀겨나오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튀겨놓고 뜨거운 소스를 부어주는 방식인가봅니다.

고기를 잘라서 먹어보니 속은 미지근하게 식어 있었어요.



돈까스 주문 시에만 나오는 스프

돈까스를 주문하면 돈까스가 나오기 전, 애피타이저로 제공되는 스프.

색깔이나 맛을 보니 크림스프인 것 같은데 굉장히 걸쭉하고 진한 맛이 나지만 느끼하지 않아서 괜찮더라구요.

허브가 아주 살짝 뿌려져서 그런가.. -_-


뭐, 아무것도 안 든 크림스프 치고는 맛있었지만 식전에 먹기에는 맛이 좀 짜다는 게 단점.



나쁘진 않지만 특색이 없는 돈까스 소스와 낮은 가격대비 만족도는 단점

적은 이윤으로 운영되는 식당이니 1인 1식 부탁드립니다...는 식의 메뉴 안내문구를 비롯해서

음식이 제공되는 접시, 내부 인테리어 등 곳곳에서 과거의 감성을 가져오려는 노력이 보이는 은화수 식당.

하지만 음식에 감성을 담아서 파는 것 치고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지는 않네요.

돈까스의 경우 훨씬 바삭하고 맛있는 돈까스를 천원만 더 주어도 칡불냉면에서 매콤한 소스와 함께 먹을 수 있거든요. ^^;


옛날의 경양식 돈까스를 먹던 추억을 되살려보고 싶다면야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

돈까스는 조금 감성팔이 같았지만 그래도 부드럽고 진한 양송이 카레는 그래도 가끔 생각이 날 듯?



카레와 토핑, 돈가스 종류로 구성된 은화수 식당의 메뉴와 식당 내부 모습

빨갛고 갈색칠이 된 나무 테이블, 옛날 다방에서 많이 본 의자 등 촌스럽지만 곳곳에서 옛 감성이 묻어나는 내부가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괜찮았습니다. :)



낮은 가격대비 만족도는 은화수 식당의 단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 토핑 얹은 양송이 카레보단 푸짐한 양의 감자탕 한 그릇 먹고 훨씬 기분 좋을 수 있는 요즘에

적은 이윤으로 운영된다는 것과 옛 감성만으로 지갑을 열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그래도 부드럽고 진한 카레 맛과 특색은 없지만 투박한 접시에 나오는 옛날 경양식 돈까스가 가끔은 생각이 날 듯.

그러나 카레의 경우엔 다른 분에게 한 번 권해 볼 만한데, 돈까스는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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