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구 맛집] 나쁜쭈꾸미 - 강한 불맛의 매콤한 쭈꾸미 볶음

대구 동구 불로.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부근에 위치한 쭈꾸미볶음 전문점 나쁜 쭈꾸미.

착한 낙지, 수성할매낙지와 같이 매운 맛의 낙지 요리는 간혹 생각이 날 때마다 먹곤 하는데

그러고보니 짬뽕이나 해물탕에 든 쭈꾸미나 가끔 먹지 쭈꾸미가 메인인 요리는 처음 먹는 것 같아요.

이시아폴리스가 대구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음식 하나 먹자고 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서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불로동 고분군 구경을 끝내고 걸어서 가보았습니다.

첫 방문이라 가게 위치를 찾기가 애매하긴 했지만 어렵진 않네요.

해가 길어진 요즘 어둑어둑해질 때 도착했으니 보통 저녁먹는 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이었던 거 같은데

허기가 진 관계로 쭈꾸미 볶음에 샐러드 파스타와 피자, 도토리 묵사발이 포함되는 쭈꾸미 세트(9900원)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좀 의아한 부분인 가격은 2명부터 주문이 가능하고 2인은 한 명당 9900원, 3명 이상은 9500원.. -_-; 헐.

만날 두 명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무슨 죄로 더 비싼 가격에 먹으라는 말이지..

매콤하고 쫄깃한 쭈꾸미 볶음, 북성로 불고기가 떠오르는 불맛

붉은색으로 범벅된 오늘의 주인공이자 메인요리 쭈꾸미 볶음.

맵기는 적당히 맛있게 먹을 만한 매콤함이네요.

매워서 사우나하듯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고 오는 착한 낙지에 비하면 전혀 맵지 않은 수준..

쭈꾸미가 짬뽕에 들어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튼실한데 되게 쫄깃쫄깃 합니다.

목초액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불로만 불맛을 냈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이 불맛이 좀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첫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불맛'에서 그치지 않고 북성로 불고기에서 나는 탄 연기의 텁텁한 그 맛이 입안에 계속 남더라구요.

그것만 조금 줄인다면 나쁘지 않은 듯.

마요네즈와 케첩 섞은 게 파스타 소스인 샐러드 파스타

샐러드 파스타라고 해서 너무 큰 기대를 했는데 그냥 마요네즈와 토마토 케첩을 섞은 샐러드에다가 파스타 면을 넣은 게 끝.

정말 익숙한(?) 맛인데 그대에 비하면야 못하지만 배가 고파서 그런 건지, 아니면 추억의 맛이라 그런 건지 꽤 먹을 만은 했어요.

그러나 또 먹으라면 먹고 싶진 않습니다. -_-;

차라리 빵 사이에 넣어서 채소 샌드위치처럼 먹는다면 모를까.

새콤하고 시원한 육수의 도토리 묵사발

얼음이 살짝 띄워진 냉육수에 채소랑 도토리묵이 들어 있는 묵사발이었는데

시원하고 상큼해서 맛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

쭈꾸미볶음의 텁텁한 연기맛을 씻어내기에도 좋았어요.

치즈는 풍성한데 푸석한 빵 피자

나쁜 쭈꾸미가 피자 전문점이 아니라 디저트 개념으로 나오는 메뉴라 피자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참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간에 먹으라고 준 거니까 말은 하고 넘어가야겠죠.

전혀 피자 같지 않은 피자라고나 할까요.

입자가 고운 식빵에 치즈를 올려서 데운 것과 큰 차이는 없네요.

나쁘다고 하자니 맛은 있고 좋다고 하자니 그렇다고 좋은 건 아니고 ㅋ

나쁜 쭈꾸미에서 가장 맛있었던 건 처음 나오는 따뜻하고 향기 진한 국화차였습니다. -_-/

기승전국화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