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칠성교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 숨은 맛집이라고 알려진 수봉반점.


아무래도 대구 시내 잘 보이는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동네의 작은 중국집이다보니 찾기가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착한낙지 앞의 작은 골목 사이로 들어서서 얼마 안 가면 수월하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수봉반점은 그냥 흔한 동네 중국집이었지만 '바람돌이'라는 필명을 쓰는 한 맛집 블로거의 소개로

이후부터 입소문을 타고 급작스럽게 대구의 짬뽕 맛집으로 알려진 곳인데

작년부터 몇 번이나 먹어보려고 방문을 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했던 곳이라 조금 빈정상한 상태였어요. -_-;


방문 할 때마다 가게 문이 닫혀 있거나 이후에는 오후 5시까지밖에 하지 않는다고 영업시간 변경이 공지되어 있는 등

가게의 주인 분들이 친절하고 아니고와는 별개로 뭔가 알려진 맛집이라고 베짱영업을 하는 것 같은 느낌?


내가 돈 주고 먹을 거 사먹겠다는데 '아무한테나 팔지 않는다!'는 불편한 기분이 들어서

'이 가게와는 인연이 아닌가보다'며 포기하고 있다가 한글날 오후 3시경 급작스럽게 출동해보자고 결정!

휴일이라서 또 문을 닫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행히도 영업을 하시더라구요.


가게의 첫인상은 굉장히 작고, 테이블이 얼마 없는 좁은 동네 중국집 그 자체..

점심시간에 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게 되는 이유도 테이블이 얼마 없어서 줄을 설 수 밖에 없었구나 이해가 되네요.



얼큰하고 진한 스타일, 수봉반점의 바람돌이 짬뽕

짬뽕에 반숙 달걀 프라이가 올라와 있는 건 정말 처음보는 신선한 광경이었는데

붉은 짬뽕 국물과 노란색의 노른자가 정말 잘 어울리는 듯 보였어요. :)

라면에는 흔히 달걀을 풀어서 더 고소한 국물을 만들어 먹는데 짬뽕에도 달걀을 넣는다는 건 왜 생각을 못 했을까..

여튼, 아이디어가 있더면 이런 게 아니디어로 흔한 중국집과의 차별화라면 이런 게 차별화라고 할 수 있을 듯.


수봉반점의 바람돌이 짬뽕 국물의 첫 맛은 얼큰하고 진한 스타일로 보통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맛있다'고 할 만하네요.

그러나 조금 객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국물이 짜고 간이 강한 맛이라 첫 술에 입맛을 사로잡는 스타일.

그렇다고 대동면옥처럼 소금국을 만드는 그런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허용가능한 범위 내의 맛있게 짠 짬뽕.



동네짬뽕 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 채소 중 애호박이 많이 보이는 수봉반점의 짬뽕

보통 동네짬뽕이 저렴한 곳은 4천원, 어느정도 알려진 곳은 5천원 선, 맛집의 경우 6천원 수봉반점의 바람돌이 짬뽕은

맛집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달걀 프라이 하나 얹었다고 그런가... 한 그릇에 6천원입니다.

바람돌이 짬뽕에는 홍합과 오징어,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고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는데 다른 짬뽕 맛집과 다른 점이라면

'애호박'이 엄청나게 많은 양이 들어가 있어서 굉장히 달달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난다는 점.


오징어는 오징어국에 들어가는 새우깡 모양으로 그릇 당 4~5점, 그리고 돼지고기도 들어가 있는데

보통 중국집이 돼지고기를 길게 썬 모양으로 들어간 반면 수봉반점은 대패삼겹살 모양처럼 아주 얇고 넓은 모양으로 들어가 있네요.

홍합도 들어가 있지만 뭐.. 거의 있는 둥 마는 둥.

용원의 기본짬뽕과 같이 채소 위주로 된 것보다는 분명 더 풍성한 재료들이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해물의 양인 듯.


면발은 윤기있게 탱글하고 쫄깃했지만 초반에 먹을 때는 국물과 좀 따로 노는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2~3분 정도 국물에 재워놓은 후 먹었는데 그러니 괜찮네요. :)



수봉반점의 바람돌이 짬뽕,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던데 과연 극찬을 받을 만한 맛인가?

수봉반점의 짬뽕이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밝히고 저도 아주 맛있게 먹고 왔어요.

다만, 이게 '극찬을 받을 만한 맛있가?'라는 질문에는 글쎄... 좀 주저함이 생기네요.


국물이 진하고 얼큰하지만 맛 자체는 짬뽕하면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맛이 있는데 그것과 크게 차이가 없고 간이 좀 강하다는 점.

제 기준에 '재료들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적당한 간 맞춤'이 극찬을 할 수 있는 기준인데 수봉반점은 그건 아닌 듯.

(다전칼국수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어요)

짬뽕에 올려진 달걀 프라이와 풍부하게 들어간 애호박이 다른 짬뽕들에 비해 재미있는 차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정도이고

더홍과 같이 깨를 넣었다거나 용원과 같이 아예 깔끔한 스타일 등이 아니라 국물맛 자체에는 흔한 짬뽕과 큰 차이가 없네요.


블로거의 과장, 과대 허위광고가 오히려 맛에 대한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여서 너무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했나봅니다.

맛있지만 극찬을 받을 만한 맛은 아니다라는 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분명 수봉반점의 짬뽕은 맛있고 한 번 방문해볼 만한 그런 집인 듯. :)


영업시간이 오후 5시라는 점과 매주 화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는 건 꼭 참고하세요.

그리고 점심시간은 피하시는 게 상책,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식욕이 떨어질 지도 모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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