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주] 무섬마을 - 맑은 물빛, 양보와 배려가 아름다운 외나무다리
경북 영주시 문수면에 위치하고 있는 무섬마을.
고향이 영주임에도 불구하고 무섬마을이라는 이름이 정말 생소한 것은 마을이 알려진 게 얼마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관심이 없어서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무섬마을의 주소지가 영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차로는 20분이 넘는 거리,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로는 한 시간 가량 달려가야만 갈 수 있는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무섬마을의 진입로는 엄청 좁고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로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이곳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고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겠죠?
무섬마을에 사람들이 찾는 이유인 외나무다리...
마을에는 오래된 한옥들과 초가집이 있긴 하지만 뭐, 이런 거야 다른 한옥마을에도 널려 있는 것이고
굳이 시간들여서 영주라는 먼 길을 오지 않더라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찾는 유일한 이유가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어요.
대체 외나무다리.. 그게 뭐라고 이 먼 산골동네인 무섬마을에 사람들이 오는 걸까요?
한산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영주 무섬마을
마을 풍경은 정말 한산하기 그지 없습니다. ^^;
11월도 훌쩍 중순을 지나서 농사도 모두 끝났을 시기이기도 하고 날씨가 쌀쌀해져서 사람들의 통행이 더 줄어들어서 그런가
마을이 '조용해도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해요.
오히려 이런 조용함이 각종 차량과 도시에서 나는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는 여유를 가져다 주는 매력이 있네요.
적당한 긴장감의 좁고 긴 외나무다리
무섬마을의 유일무이한(?) 즐길거리 외나무다리.
통나무를 반을 갈라 물 위를 걸어서 강의 반대편까지 상당히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흔들림 없이 아주 단단하게 고정은 되어 있지만 다리 아래로 물결이 일렁이며 흐르니까 왠지 어지럼증이 나기도 하고
발판이 걸어가기에는 무리 없지만 좁은 느낌이라 적당한 긴장감에 심장이 쿵쾅쿵쾅, 괜히 흥분이 되네요. ㅋ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없는 외나무다리,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기다려주는 양보와 배려의 미학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절대 두 사람이 넘어갈 수 없는 너비이기에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마주치면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이 물에 빠져야 하는....건 절대 아니고 다리 중간중간 쉬어가거나 대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더 빨리 도착할 지, 아니면 내가 더 빨리 도착해서 기다려야 할 지를 가늠하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어요.
정말 별 거 아닌데 이런 기다림이 참 재미있고 기분이 좋네요. ^^;
물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햇빛
대구나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이렇게 물과 모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전무하죠?
모두 콘크리트로 도배된 강... 대체 강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주 무섬마을에서는 강모래와 강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 강물 위에 부서지는 햇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웠어요.
유리처럼 투명한 무섬마을의 강물
영주 서천이야 원래 물이 맑기로 유명한 강이긴 한데 무섬마을의 물은 정말 산의 계곡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맑은 물입니다.
마을 옆에 흐르는 맑은 물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물이 맑아서 여름에는 다리를 건너는 사람보다 빠지는 사람들이 많겠다며... ㅋ
예쁜 사진을 방해하는 고압전선은 단점
마을에서 외나무다리 방향으로 사진을 찍게 되기 마련인데 정말 보기 싫은 고압전선들이 줄지어 서있네요.
파란 하늘에 검은 전선들은 참... -_- 예쁜 사진을 방해하는 요소 중에 하나
외나무다리 이외에 즐길거리는 없지만 외나무다리 하나만으로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무섬마을
물론, 서울이나 전라도의 먼 곳에서 무섬마을 하나만을 목표로 오기에는 조금 애매한 건 사실이예요. -_-;
그러나 영주의 선비촌이나 소백산, 안동 하회마을 등 이쪽 부근으로 여행을 오실 때 꼭 한 번 들리면 좋을 거 같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전주 한옥마을이나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너무 개발되어서 본래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처럼 적당히 가기 어렵고, 적당히 사람들이 오가는 그런 정감있는 시골 마을 모습으로 남아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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