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종로구 맛집] 광장시장 대표 먹거리 - 녹두빈대떡, 수수부꾸미, 마약김밥

서울 빛초롱 축제 마지막날, 짐을 풀고 명동 분위기를 잠시 살피고 나서 청계천에 도착했지만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아직 점등을 하지는 않은 거 같더라구요.

배를 텅텅 비워놓고 그때까지 기다리긴 애매해서 마침 청계천 바로 옆 광장시장에 들러서

녹두빈대떡이랑 수수부꾸미를 사서 대충 허기를 채우기로 하고 시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헐!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빛초롱 축제 마지막날이라 그런가 시장 안에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_-;

녹두빈대떡이랑 수수부꾸미를 사러 가야하는데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도 힘들 정도..

어째어째 잘 비집고 들어가서 수수부꾸미 줄을 봤는데 아... 줄이 엄청나게 기네요.

일단 포기하고 녹두빈대떡집에 또 힘들게 갔더니 거기도 줄이 뙇!

그래서 한 명은 녹두빈대떡을, 한 명은 수수부꾸미를 사기로 하고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맛을 볼 수 있었어요.

두껍고 푸짐한 양이지만 느끼하고 맛없는 광장시장 녹두빈대떡

녹두빈대떡을 파는 집이 한두 곳이 아니라 여러군데였고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갔는데

뭐, 여튼 가운데 쯤에 있는 제일 유명한 집에서 산 거 같습니다. -_-;

워낙에 사람에 부딪히면서 산 거라 정확히 가게 이름도 기억이 잘 안나는 건 양해를 부탁드려요.

먹을 공간이 없어서 따뜻한 상태에서 먹지 못하고 결국엔 청계천 옆에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서 먹었기 때문에

따뜻할 때 먹으면 어떤 맛이 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식은 상태에서 먹은 결과...

숙주랑 이것저것 들어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녹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특색이 없고 그냥 기름맛밖에 안 났습니다.

먹고 나서 기름이 역류하는 바람에 서울 구경하는 내내 고생했어요.

두껍고 푸짐한 양 빼고는 정~~~~말 특색없고 맛도 없고... 차라리 대구 와서 할매빈대떡 드시는 게 훨~씬 나은 듯.

함께 들어있는 간장소스도 그냥 간장에 양파절여놓은 거.. 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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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고기완자도 같이 사먹었는데 이건 뭐 그냥 커다란 동그랑땡이었어요.

그래도 녹두빈대떡보다는 덜 느끼하고 맛있었음.

쫄깃하고 쫀득한 식감의 광장시장 수수부꾸미

이것도 역시나 수수부꾸미 달인이라고 되어있어서 줄이 가장 길게 서있는 집에서 샀는데

컵에 담겨져 있는 따끈한 상태에서 먹으니까 쫀득하고 쫄깃한 게 약간 인절미를 데운 느낌?

여튼, 그 안에는 팥으로 된 소가 들어 있는데 팥고물을 묻힌 뜨거운 인절미를 먹는다고 해야하나.. 쫄깃한 붕어빵을 먹는다고 해야하나..

맛 자체는 굉장히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

먹을 만했지만 과연 이거 하나에 2천원이나 주어야 할 만한 이유는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

매콤한 고추냉이소스와 함께 먹는 광장시장 마약김밥

흔히 미니김밥, 꼬마김밥이라고 불리는 김밥을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약간의 밥과 그 안에 들어가는 걸 엄청나게 간소화해서 단무지랑 당근만 넣어가지고 작은 사이즈로 말아둔...

거기에 매콤한 간장+고추냉이를 혼합한 소스를 찍어먹는데 이거 추가했다고 '마약 김밥'이라고 하나봅니다.

밥에도 기본적으로 굉장히 짜게 밑간이 되어 있어서 별도로 간장 소스를 찍지 않고 먹어도 괜찮았지만

마약 김밥이라고 하니 고추냉이 소스에 찍어서 먹어봤는데 뭐.. 그냥 고추냉이 맛이 추가되는 정도?

먹는 순간 대동김밥이나 반월당 김밥 등... 지금까지 먹은 김밥들이 다~ 생각이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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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과장되고 부풀려진 광장시장의 먹거리들.. 게다가 돈값도 못 해

보통 시장의 먹거리들이라면 '싸고 맛있다'는 그런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광장시장은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비싼데 맛도 없고 특색도 없고.. 먹기도 불편하고 사람도 너무 많고.. 그나마 수수부꾸미가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면 있는 듯.

정말 돈 값 못하는 음식들이었던 거 같고, 먹으면서 내내 '아~ 대동김밥 생각나, 할매 빈대떡 생각나' 이랬던 거 같습니다.

광장시장의 녹두빈대떡이니 마약김밥이니 뭐니... 공짜로 준다고 해도 그냥 돈 주고 대구에서 사먹으렵니다.

그나마 그냥 북적북적 많은 인파를 헤쳐나가는 재미가 있었다는 것, 그거 하나가 위안이 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