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경대정문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라멘.


경북대 부근을 통틀어서 이렇게 육수로 국물을 만드는 정통 일본식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대구라멘이

아마 유일한 곳이 아닐까 싶은데, 찾아보면 이곳 말고도 있을 법 하지만 아직까지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대구라멘은 대구 사골을 8시간 이상 오랫동안 끓여서 진한 국물을 기본으로 얇은 생면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뭐, 만드는 과정은 눈에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공이 들어갔다고 한들

정작 국물이 맛이 없으면 무슨 소용!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맛이 있는지, 맛이 없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죠.


대구라멘에는 백라멘(6500원), 황라멘(6500원), 홍라멘(7000원), 냉라멘(5900원), 네 종류의 일본식 라멘과

취향에 따라 추가로 챠슈나 달걀, 면/국물을 추가할 수 있는데 달걀 반쪽에 천원 추가는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살짝.. -_-;


여튼, 일단은 토핑 추가 없이 기본 백라멘과 홍라멘 하나를 맛보기로 했습니다.



부드럽고 진한 라면 육수, 나가사끼 짬뽕의 고기육수 버전같은 대구라멘의 백라멘

약간 아이보리색 같은 뽀얀 국물에 달걀과 팽이버섯, 쪽파와 고기를 살짝 그을린 차슈가 한쪽 얹어져 있는 백라멘은

깔끔한 모양이 정말 제대로 일본식 라면 같았어요.

국물도 돼지사골을 8시간 이상 우려냈다는 걸 증명이나 하듯 굉장히 진하고 고소했습니다.


면발도 너무 덜 익지도 않고 많이 익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이었는데 식감은 파스타 면을 한 9분 정도 익힌 느낌.

물론, 파스타면보다는 좀 더 부드러웠기 때문에 굉장히 먹기 좋았고 접시가 사진상으로는 굉장히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입구가 넓고 깊이가 얕은 대접이라 양이 그다지 많지는 않네요.


차슈는 삼겹살을 엄청 오래 삶은 다음 겉을 살짝 그을린 느낌이었는데 굉장히 부드러웠지만 비계부분이 좀 많았다는 점.

국물의 경우 진하고 고소했지만 가게의 소갯말처럼 담백한 느낌보다는 후반부가 좀 느끼한 감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는 일본식 라멘이었어요.



아삭한 숙주 나물과 매콤한 국물, 대구라멘의 홍라멘

홍라멘은 백라멘에서 토핑을 숙주로 바꾸고 매콤한 맛을 더한 느낌이었는데 첫 맛은 조금 짭짤했지만

매콤한 맛이 더해져서 그런가 후반부의 느끼함이 덜하거나 없어서 괜찮았습니다.

근데 원래 차슈를 저렇게 꼭 태워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차슈의 탄화된 부분의 텁텁한 맛이 딱히 마음에 들진 않았습니다.

면발이나 국물의 진한 맛은 백라멘과 큰 차이는 없었기 때문에 역시나 맛있게 잘 먹었어요.



무한리필되는 공기밥은... 감사합니다.

대구라멘의 백라멘, 홍라멘의 국물이 기본적으로 사골국 스타일이고 좀 짭짤한 맛이 있다가 보니까
이게 밥을 조금 말아 먹으면 정말 좋았어요. -_-乃
밥과 국물의 궁합이 딱 맞았는데 밥은 밥통에서 먹을 만큼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장점!
게다가 밥이 그냥 쌀밥이 아니라 잘 찾아보면 새우살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새우밥! +_+


아담한 분위기의 대구라멘, 진한 라멘 국물이 인상적.

가게 내부가 넓지 않고 아담한 사이즈인데 사람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거의 없고 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워낙에 수용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밥시간에는 줄을 서서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

가게의 소갯말처럼 진하고 부드러운 라면 국물과 새우살이 들어있는 밥과의 궁합이 정말 잘 맞았지만

국물이 '담백함'보다는 사람에 따라서 '느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맛있게 먹었지만 개인적으로 백라멘의 국물은 조금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콤한 맛으로 느끼함을 잡은

홍라멘이 좀 더 입맛에 맞았어요. 다만, 가격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좀 애매해지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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