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을 먹은 토요일 저녁,

집에서만 뒹굴거리기 미안할 정도로 날씨가 좋아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한 30여분을 걷던 도중에 좀 쉬어가자며 아무 벤치나 털썩 주저 않고 해가 넘어가는 오후의 햇살을 즐기다가

아래쪽에서 새들이 뭔가 꿈틀거리길래 처음에는 '비둘기인가?'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색깔이 비둘기와는 남다르더라구요.


하얀 바탕의 날개에 호랑이처럼 생긴 검은색의 줄무늬와 갈색의 몸통,

추장 깃털 모자처럼 생긴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는데' 싶었어요.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떠올리려고 하니 기억이 안 나네요. -_-;

한참을 고민하다가 '후투티'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얼른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있긴 했는데 일정 거리만 유지하니까 날아가지 않고 슬금슬금 걸어서 도망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근데 렌즈가 최대 3배 줌이라... 고배울 줌 렌즈만 있었다면 좀 더 크고 예쁜 모습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어요.


후투티가 여름철새라고 하던데 이른 봄에 만나서 그런가 더 반갑습니다.

촬영 위치는 그냥 혼자만 알고 있으려구요. :)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