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서 음식 창의 도시로 지정한 전주.

음식의 도시답게 정말 곳곳에 알려진 맛집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많이 알려졌다'는 것과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주의 음식은 기본적으로 길가에 있는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다른 지역의 맛집 뺨칠 정도로 맛있어요.

그래도 시내 영화의 거리 주변에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는 맛집들이 몇군데 정리해보았습니다..만
맛이라는 건 어느정도 주관적이고 취향이라는 게 있으니까 간혹 실망하실 수도 있다는 거.

그리고 참고하시면 좋은 것은 전주의 음식들은 좋게 말하면 다른지역보다 담백하고
나쁘게 말하면 밍숭맹숭합니다 특히, 대구 경북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굉장히 싱겁다고 말씀하실 정도.
하지만 그 싱거움 속에서도 나오는 고소함과 감칠맛 도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일단 전주 야식집의 양대산맥인 오원집과 진미집.
시내에서 중앙시장을 가로질러서 노송천 방향으로 15분가량 걸으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연탄불에 구워 나오는 매콤한 양념돼지불고기와 김밥을 상추에 싸먹는 맛이 참 독특한데 과거에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편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절대 저렴한 느낌이 없다는 단점. -_-;
맛은 좀 호불호가 갈리는 느낌이고 같은 양념돼지불고기지만 두 집의 맛이 좀 다르기 때문에
음... 어느 한 집을 추천하기는 살짝 어렵네요. ㅜ_ㅜ
진미집은 넓은 실내포장마차 분위기고 오원집은 대학가의 실내 주막 같은 아담한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원집이 좀 더 취향에 맛는 느낌. 

전주하면 '비빔밥'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겠지만 실제 전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비빔밥보다 '콩나물국밥'을 더 권할 만큼
싸고 맛있는 그런 음식인데요 삼백집, 왱이집, 현대옥이 가장 맛으로 알려진 콩나물국밥집이예요.
세곳의 콩나물국밥은 콩나물을 쓴다는 것 외에 스타일이 완전 다르고 모두 행사장에서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가까운
삼백집은 그나마 다른 콩나물국밥집보다 간이 좀 센편...이지만 역시 타지역에 비하면 싱겁습니다.
(저희 집안 사람들은 예전에 삼백집콩나물 국밥에 소금을 한 숟가락이나 더 넣으셨어요. -_-)
시내 한복판에 있지만 한 그릇에 5천원이라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든든하고 뜨끈한 콩나물 국밥으로 허기를 채우기엔 안성맞춤.

빈티지 장식 소품들로 가게 내부가 가득 채워져서 따듯하고 아늑한 느낌의 까페 하루일기.
전주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하지만 알고보면 까페도 엄청나게 많아요. -_-;

달달한 고구마를 넣은 떡볶이로 유명한 옴시롱 감시롱.
과거에는 인삼이 들어가고 점쟁이 뺨치게 손님들의 앞날에 대해 한 마디 해주는 아주머니 때문에 많이 알려졌는데
일단 유명해서 소개를 하긴 하지만 글쎄요.. -_- 제 입맛에는 잘 안 맞고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스펀지 한 점 승부 떡볶이편에 나왔다가 패널들에게 완전 악평을 받았더랬죠. ㅋ)
그래도 달달한 맛의 떡볶이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있고 이런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

달달하고 고소한데다 가격까지 저렴한 꽈베기 전문점.. 그래서 가게 이름도 꽈베기!
단 맛을 좋아하신다면 설탕 바른 꽈베기, 고소한 것을 좋아하신다면 안 바른 꽈베기,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시내를 나갈 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맛있는 가게 중에 하나죠. 

영화의 거리에서 한옥마을로 가는 도중 '웨딩거리'의 어느 건물 이층에 있는 중국요리집 '홍콩반점'
실제로 중국 화교 가족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하고 있는데 자장면도 정말 맛있고 짬뽕과
튀김옷은 바삭하면서 육즙이 살아있는 탕수육은 정말 엄지손가락 치켜올라갑니다. -_-乃
근데 서빙하는 아줌마들이 좋게 말하면 조금 무뚝뚝, 나쁘게 말하면 불친절하거든요.
'앞접시를 달라'고 하면 '그냥 남은 그릇에 옮겨서 먹으세요'라고 하는.. 시크한 아주머니들.

일반적으로 자장면하면 춘장을 쓴 검은색 짜장면을 떠올리지만 홍콩반점에서는 하얀색의 물짜장을 맛보실 수 있어요.
검은색 자장면보다 짜지않고 담백하고 걸죽한 소스에 여러가지 채소와 신선한 해물들이 담겨서 색다른 별미.

아무리 콩나물국밥을 더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전주하면 전주비빔밥을 빼놓을 순 없겠죠.
가장 잘 알려진 전주비빔밥 맛집 중에 성미당과 한국관이 있는데 전주비빔밥의 맛은 그냥 비빔밥 맛입니다. -_-;
물론, 사골육수로 밥을 지어서 더 고소하고 여러가지 고명들이 예쁘고 가지런하게 정렬돼서 정말 예쁜 비주얼을 보여주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비빔밥 먹을 값이면 콩나물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 채우고
남는 돈으로 커피를 사서 마실 수 있을정도로 비빔밥 가격이 싸지 않다는 단점. -_-;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다음으로 많은 분들이 찾는 '순대국밥'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조점례 남문피순대의 순대국밥-_-乃
짠뜩 나오는 겉절이 부추를 곁들이거나 순대국밥에 가득 넣어 2~3점 정도 들어있는 피순대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죠.
과거에는 순대국밥에 넣어주던 순대를 빼고 '국밥'으로 변경, 피순대를 따로 주문해야 했던 치졸함을 잠깐 보이긴 했지만
지금은 순대국밥에 피순대를 다시 넣어주네요.. -_-;
여튼, 뜨끈하고 진한 국물이 정말 많이 찾는 이유가 있는 듯.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식사시간에 가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많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진을 찍은 22일, 월요일에 오후 4시쯤의 애매한 시간에도 테이블이 거의 가득차있었거든요.

한옥마을 안에 있는 베테랑 칼국수는 걸쭉한 국물에 잔뜩 들어가는 들깨 때문에 고소함이 최대 장점인데
보통 칼국수라고 하면 길고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의 국수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곳의 면은 둥근 원통형의 파스타면 모양이예요.
베테랑은 칼국수로도 유명하지만 김치만두와 같은 만두종류도 유명합니다.
한옥마을 한가운데 있어서 그런지 매장은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느낌. -_-;
고소하고 걸쭉한 국물맛과 칼국수와 소면의 중간쯤 되는 독특한 식감의 면에 만족하지만
간혹 들깨의 향을 싫어한다거나 시끄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서 추천하기는 조금 조심스럽네요.

풍년제과는 그냥 전주과 부근에서 유명한 지역 제과점입니다.
요즘은 프렌차이즈 형식으로 여러곳에서 볼 수 있는데 허기를 채울 간식거리를 사기에는 좋지만
지역 제과점이라서 프렌차이드 빵집보다 저렴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코 다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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