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0일, 이번 주도 평일 내내 포근하고 화창하다가 주말이 되니까 어김없이
날씨가 흐려지고 비가 흩뿌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대자연을 상대로 고소를 할 수도 없고 날씨에 굴복할 수만은 없는지라 소소하게
영화를 한 편 보기 전 점심을 잔치국수로 유명한 '국수마을'에서 먹기로 했어요.

대구 3공단의 공장들 사이에 있는 좁은 골목길 코너에 있는데다
주변에 비슷하게 국수메뉴를 파는 집들이 2~3군데 몰려있기 때문에
까딱하면 '여기가 거기인가?'하고 잘못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찬찬히 '국수마을'이라는 상호를 꼭 확인하고 들어가세요.

국수마을의 잔치국수는 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소면과 깨, 잘게 자른 김을 조금 뿌리고
양념장을 풀어서 먹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잔치국수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면발이 보통의 소면과는 다르게 조금 노란 빛을 띄고 있는데 시중에서 파는 흰색 소면보다 훨씬 쫄깃하고 퍼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국수를 먹는 식감이 지금까지 먹어본 잔치국수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면 멸치로 내린 것이 당연하다는 듯 진하게 멸치향이 퍼지고
미리 풀어진 양념장 때문인지 그런가 짭짤하게 간도 아주 잘 맞네요.
색이 붉은 것에 비해 전혀 맵지 않고 아주 살짝 나는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지 국수를 쫙쫙 잡아당기게 만들어요.

그런데 다른 건 둘째치고 국수의 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_-
왜 양푼이국수, 공단국수 등의 다른이름으로 불리는지 경험을 해보니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가 납득이 되네요.
겨우 국수를 다 건져내 먹고 맛있는 국물을 마시고 싶은데 양이 너무 많아서 먹을 수가 없는 상태.
목까지 국물이 찰랑거릴만큼 많은 양이예요.


밑반찬은 청양초(?) 고추와 고추를 찍어먹을 된장, 맛있게 익은 깍두기가 전부인데 잔치국수를 먹는데
심플하지만 이 이상의 반찬은 먹지도 못할 뿐더러 필요없을 만큼 국수 자체가 너무 맛있습니다.
이런데도 무려 한 그릇에 3500원밖에 하지 않는 가격, 완전 끌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단! 저기 나오는 저 고추가 엄청나게 매우니까 매운 것 못드시는 분들은 애초에 먹을 생각을 안 하시는 게 좋을 듯.
저는 한 입 깨물고 땀을 한 바가지 흘렸어요. -_-;

국수마을
주소 대구 북구 노원동1가 503
설명 국수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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