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0일, 전날의 때 이른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예전에 이야기는 들었는데 가보지 못한 맛집이 있다는 이유로 고령으로 무작정 차에 몸을 실었어요.
전날 제가 딸기타령을 해서 그런 것일 수도.. -_-;

대구에서 출발 한 지 4~50분 가량 지나 평소의 점심시간보다 약간 이른 때에
인삼도토리수제비로 알려진 고령의 대원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골 식당의 위엄인가요? 가게의 크기에 비해 허벌나게 넓은 주차장에 감탄을 하며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인삼향이 섞인 맛있는 삼계탕에서 나는 것과 비슷한 냄새에 급 허기가 몰려오더라구요.

인삼콩나물해장국, 인삼도토리수제비, 꿩만두국, 꿩찐만두 등의 독특한 메뉴들이 보였는데
그냥 인삼도토리수제비 두 개를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뚝배기에 펄펄끓는 수제비를 테이블에 쟁반째 놓아주시더라구요.
이런 건 빨리 치워야 하는 바쁜 식당의 특징이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밑반찬으로 나온 단무지(?) 무침, 겉절이 김치, 그리고 된장에 버무린 듯한 오이고추가 아주 맛깔나네요.

인삼도토리수제비를 한 숟가락 떠보면 안에 수육처럼 보이는 고기 몇 점과, 수삼 반뿌리를 비롯해서
잣, 대추, 대파, 은행, 팽이버섯과 함께 얼핏보면 도토리묵처럼 보이는 쫀득한 도토리 수제비들이 한그득~ 들어있습니다.
맑은 국물에 고춧가루나 고추가 보이지 않는데, 희한하게도 깔끔하게 매콤한 맛이 나네요.
거기에 인삼향과 대추향이 더해지니까 마치 갈비탕에 한약을 조금 섞은 듯한 그런 느낌? -,. -

맛을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가 상당히 조심스러워지네요.
저는 이런 인삼이나 한약재 맛을 꺼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뉠 것 같은 맛이거든요.
흔히 삼계탕에 인삼만 들어가도 잘 못드시는 분들이 많듯이
이 인삼도토리수제비는 남녀노소 모든 사람이 좋아할 그런 맛은 절대 아닌 "어른들의 맛"입니다.

수제비를 먹는 2~30분간 지켜 보니 이 가게를 찾아오는 많은 분들 중 대부분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분들과
가족 나들이에 어쩔 수 없이 딸려온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제 나이 또래나 20대의 젊은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다 먹고 나니 마치 뜨겁게 데운 보약 한 첩을 먹은 듯 든든한 느낌, 
힘이 펄펄 나더라구요.
몸이 허해서 없는 입맛에 밥은 먹기 싫고 소화도 잘 안 되고 뭐든 든든하게 먹고 싶다는 분들은 추천~
인삼향을 싫어하는 그대에게는 이 수제비를 권하기가 살짝 어렵네요.

가격은 수제비 한 그릇 7천원, 든든하게 먹은 걸 생각하면 그다지 돈이 아깝다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



대원식당
주소 경북 고령군 쌍림면 귀원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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