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저녁을 해결한 옹달샘.

고속터미널 맞은편 반포쇼핑센터 7동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초행길인 분들은 찾기가 조금 까다로울 수도 있겠네요.

또 쇼핑센터라고는 하지만 몇개의 점포가 한 건물에 모여있는 곳이고 다니는 사람들이 워낙에 없어서

처음에 들어갈 땐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지하에 가니 옹달샘이라는 간판이 크게 보이더라구요.


고속터미널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전주에서 먹었던 베테랑 칼국수가 새롭게 오픈을 했길래 가볼까 했는데 그냥 따끈한 밥을 먹고 싶어서 옹달샘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예전에 고속터미널 내부에 있는 식당들은 마치 대구 월드컵 경기장 안에 있는 푸드코트처럼

맛없고 비싸기만 한 그런 인상이 있었거든요. 

요즘도 여전히 가격은 쓸데없이 비싸 보이네요.. -_-;


어쨌든 옹달샘에 자리를 잡았는데 저녁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지 손님이 생각보다 없고 분위기가 한산하네요.

순두부 찌개와 계란찜을 하나씩 주문하고 그냥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뚝배기가 폭발할 듯 푸짐한 양과 새우살이 들어 있는 계란찜

일단 양으로 승부하는 달걀찜! 뚝배기가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된장찌개 사이즈이긴 하지만 이만한 양을 달걀찜으로 만들어 내려면

대체 달걀을 몇 개나 넣어야 할까 고민도 잠시...

맛을 보니 물이 많은 그런 달걀찜은 아니고 빵 느낌의 탄탄한 식감이더라구요.

뭔가 좀 폭신폭신하고 보들보들한 그런 달걀찜을 기대했는데 수분이 거의 없었어요. -_-;


계란찜 아래에 군데군데 새우살이 몇 개 보이기도 하지만 먹는데 이게 뭔가 맛이 텁텁한 게

마치 불에 타고 난 재가 입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시커멓게 탄 달걀찜, 탄 맛이 날 수밖에..

그냥 갈색으로 노릇노릇하게 탄 것도 아니고 완전 시커멓게 그을린 달걀을 보는 순간 그냥 숟가락을 놓게 되더라구요.

푸짐한 양은 좋지만 제가 지금까지 여러번 달걀찜을 먹어봤지만 이렇게까지 탄 달걀찜을 경험하는 것은 처음.

혹시나 달걀찜을 주문하실 생각이라면 조금 고민해보시는 게 좋을 듯



따끈한 맛으로 먹는 굴순두부 찌개

순두부찌개는 옛날에도 그렇고 지금도 참 좋아하는 메뉴인데 옹달샘의 굴순두부찌개의 맛은 참 복잡하네요.

맛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맛있다고 하기에도 뭣하고...

시원한 맛도 아니고 맵고 칼칼한 맛도 아니고 정말 니맛도 내맛도 아닌 뭔가 참 복잡 미묘한 맛..

게다가 굴 특유의 비린내가 살짝 나는 것 때문에 여튼, 남들에게 권하기엔 조금 조심스러운 메뉴인 듯.


그냥 추위에 떨다가 들어와서 뜨끈한 맛으로 먹었습니다. -_-;



김치, 마늘, 명태조림 등 반찬들은 나름대로 괜찮은 듯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김치와 마늘 장아찌 등 반찬들의 맛이 괜찮아서 밥 한 끼 먹는데 큰 무리는 없었어요.

반찬 맛을 보면 30년 전통이 어쩌고 하는 게 허투루 말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순두부찌개나 달걀찜 수준을 보면

이곳을 과연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는 블로그는 대체... -_-;


물론 두 가지 메뉴만으로 옹달샘을 맛집이 맞다 아니다 평하는 건 조금 어렵겠지만 분명한 건 제가 옹달샘에서 먹은

계란찜과 굴순두부찌개를 '맛있는 음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권한다는 건 개인적으로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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