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일, 테이블 수가 얼마되지 않아서 자리가 없거나 
그날 준비한 식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종료하기 때문에 매번 허탕을 치기 일수였던
일본 가정식 전문점 유낭에 방학 중 가장 한가한 날을 틈타서 쳐들어갔어요.

일단 건물의 외관이 정말 소박하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흰색으로 되어 있는데
저녁무렵 내외부 조명이 켜지면 럭셔리 한 느낌까지 들어서
왠지 비싸게 보이기도 하고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사람을 홀리는 매력도 있긴 하네요.

유낭은 돈까스 덮밥인 가츠동과 치킨 덮밥인 가라아게동, 새우튀김 덮밥인 에비 가츠동 등의
일본식 덮밥 요리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어서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6가지로 아주 한정적이예요.
옵션으로 카레 추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

가장 기본적인 가츠동과 가라아게 카레 두 가지 메뉴를 주문했는데
주문이 들어오고 난 직후부터 주인 아저씨가 직접 요리를 하시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것은 최대 단점.
유낭에 가실 땐 여유가 필수. -,. -


유낭의 가츠동과 기타 음식들은 좋게 말하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심심하고 간이 안 맞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런 스타일이예요.

함께 함께 나오는 깍두기나 가다랑어로 육수를 낸 국도 전혀 짜지 않고 심심한 맛이어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건강한 음식이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단, 돈까스도 그렇고 치킨도 그렇고 튀김 옷이나 튀긴 정도에서 살짝 아마추어 느낌이 나는 것이 진짜 homemade kitchen 느낌.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데
간이 전혀 안 맞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제 입맛이 너무 화학조미료에 찌들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의외였던 것은 디저트로 나오는 녹차 쉬폰 케익이었는데 빠리바게뜨와 같은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나오는
그런 빵보다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쌉싸름한 진한 녹차향이 확 퍼지는 그 맛은
가츠동이나 가라아게 카레보다 훨씬 좋았네요. -_-;
밥 먹고 나오면서 녹차 쉬폰 케익을 따로 하나 사올 뻔했...

'정말 최고의 맛!'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만드는 과정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정성이 가득담긴 소박하고 담백한 그런 맛이라서 썩 나쁘지 않은 그런 맛.


유낭(unang)
주소 대구 북구 산격동 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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