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집, 대동짬뽕.


'대구 짬뽕의 종결자'라는 제목으로 상당히 과장(?)된 글로 한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옛날에는 비좁고 다 쓰러져 가는 허름한 가게에서 최근에는 새로 지은 몇 층짜리 건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1시간을 넘게 기다려서 가게 안에 들어갔더니 정말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이랑 살을 맞대며 앉는

기분 나쁜 경험을 했었는데 지금은 가게가 엄청나게 넓어지고 테이블도 훨씬 여유가 좀 생겼더라구요.


여전히 주말 식사 시간에는 대기표를 뽑고 줄을 서야 하지만 이번에 방문할 때는 저녁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인지

아니면 마침 가게를 떠난 손님들이 많아서인지 자리가 꽤 남아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또 테이블이 가득 차더라구요.


대동반점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사람들이 가게 안에 가득차면 그때 음식이 거의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 자리를 잡고 앉으신 분들은 나중에 앉는 분들에 비해 뭔가 살짝 더 오래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는 거. -_-;


여튼, 대동반점 이사를 한 기념으로 방문해서 짬뽕(5000원)과 군만두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군만두는 다 떨어졌다네요. 흑흑.



과거와는 조금 달라진 국물맛, 땀이 솟아나는 얼큰함은 그대로

옛날에는 정말 진하고 걸쭉한 느낌이었던 국물이 이번에 갔을 때는 조금 가벼워지고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첫 방문 한 지가 워낙에 오래 전이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긴 하지만... -_-;

그래도 예전보다 뭔가 진하고 걸쭉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의 특징이 좀 사라지고 '짬뽕'하면 떠오르는 평범한 그런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개인적으로는 대동반점보다는 애호박이 많이 들어간 수봉반점의 그 달짝지근한 국물이 더 나은 거 같네요.


근데 희한하게 대동반점의 짬뽕은 혀가 그렇게 맵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얼큰한 국물이 들어가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더라구요.

보통 청양고추를 먹으면 혀나 입술이 따가울 정도로 워낙에 매우니까 땀이 나는 거야 당연한 반응인데

대동반점은 혀가 맵다는 느낌은 딱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땀이 솟아나네요. -_-;


물론, 저의 체질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전혀 다르게 느끼실 수도 있다는 점.



오징어의 칼집 같은 디테일함이 사라진 대동반점의 짬뽕

옛날 사진의 날짜를 보니 처음 방문한 게 무려 2년 전이네요. -_-;

2년이 지나고 새로운 건물로 옮긴 대동반점의 짬뽕과 옛날을 비교해보면 오징어의 칼집이나 길게 썬 살코기 같은 디테일함은 없습니다.

물론, 오징어는 정말 두껍고 탱글탱글해서 맛있었고 뭉텅뭉텅 들어가있는 돼지 살코기가 보이긴 했지만

테이블이 늘어나고 더 많은 손님을 받는만큼 예전과 같은 그런 세세한 무언가를 기대하긴 조금 어렵기도 하겠죠.


과거의 극찬을 하던 그런 맛은 흠.. 글쎄요, 단순히 과거에 입맛이 특이했던 건지 지금 입맛이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얼큰하게 맛있는 짬뽕임은 틀림없었습니다.


다만, 홀에서 엄청 퉁명스럽고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써빙을 보고 있는 젊은 남자분은

사람들이 보기에 '불친절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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